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이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독신자의 날)’를 세계적인 이벤트로 확장하려 한다고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오는 11월 11일 광군제 개막행사에는 팝가수 케이티 페리와 전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 등 글로벌 스타들이 자리를 빛낸다.
알리바바는 광군제를 직접 만든 것은 아니지만 세계적인 쇼핑 이벤트로 키웠으며 이제 중국 본토를 넘어 다른 시장으로 행사를 확대하려 한다고 FT는 설명했다.
이미 중국에서 열리는 행사만으로도 광군제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금요일)를 넘어섰다. 지난해 광군제에서 알리바바는 143억 달러(약 16조3592억 원) 매출을 올렸다. 이는 추수감사절에서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까지 5일간 미국에서 기록한 111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올해 알리바바는 홍콩과 대만에서 처음으로 광군제 이벤트를 연다. 내년은 동남아시아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알리바바는 동남아 이커머스업체 라자다를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으로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알리바바의 국제화가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두, 텐센트와 함께 알리바바는 중국시장에서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해외에서는 좀처럼 크지 못하고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마존도 아직 중국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스콧 리켄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분석ㆍ이머징 기술사업 대표는 “중국에서 작용했던 성공모델이 해외에서는 잘 들어맞지 않고 있다”며 “현지 IT기업의 국제화는 커다란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앞으로 10년 안에 20억 명의 고객을 확보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오는 2026년에는 전 세계 4명 중 1명이 알리바바의 플랫폼을 쓰게 하겠다는 얘기다. 마 회장은 “세계무역기구(WTO)와 비슷하면서도 분쟁이 없는 ‘세계 이트레이드(e-Trade) 플랫폼’을 구축해 아직 해외에 물건을 팔지 못하는 기업과 개발도상국을 도울 것”이라는 청사진을 그렸다.
터무니없어 보이는 목표지만 알리바바는 그동안 축적해온 빅데이터로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해 제조와 유통에 반영할 수 있는 미래 소매혁명을 창출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