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일본 닛산자동차에만 특혜를 줬다는 논란이 커지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가 조사에 나섰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앞둔 영국과 EU의 신경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EC는 7일(현지시간) 영국에서의 추가 투자를 보류한 닛산에 영국 정부가 ‘지원과 보장’을 약속한 사안에 대해 조회에 들어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알렉산더 윈터스타인 EC 대변인은 해당 사안과 관련해 “영국 정부와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닛산자동차는 영국 남부 선덜랜드공장에서 생산하는 캐시카이 후속 모델을 생산하려고 추가 투자를 검토하다가 브렉시트 결정 후 투자 결정을 보류했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관세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에서 캐시카이 생산을 영국 밖으로 옮길 태세였다. 그러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달 카를로스 곤 닛산 최고경영자(CEO)를 불러 면담했고, 그 며칠 후 곤 CEO는 ‘영국 정부의 지원과 보장’을 근거로 선덜랜드공장에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영국에서 7000명의 고용을 보장하는 효과를 낸다.
영국 정부가 닛산에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약속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특정 기업 만을 부당하게 우대했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이는 국가 보조에 대한 EU의 법률에 저촉될 수도 있다는 의문을 자아냈다. 이런 상황에서 그렉 클라크 영국 기업부 장관이 지난달 말 BBC방송에서 “곤 CEO에게 영국 정부의 브렉시트 정책을 설명하는 편지를 보냈다”며 “편지에는 대EU 무역에 관세가 발생할 경우 그 비용을 닛산에 부담시키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알려지면서 닛산에 대한 특혜 논란은 더욱 커졌다.
WSJ에 따르면 국가 보조와 관련한 EU 법률은 회원국 입장에 머물러 있는 한 영국에도 적용되며, 탈퇴 절차가 완료된 후에도 EU 단일시장 접근에 합의할 경우에는 계속해서 준수해야 한다. EU에서는 일반적으로 국가 보조를 제공하기 전에 회원국이 EC에 관련 내용을 통지하는 것이 의무화되어 있다.
윈터스타인 대변인은 “영국 정부로부터 이 건에 대해 정식으로 통지를 받은 적이 없다”며 “따라서 (EC로서는) 아무런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