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로 지목되며 권한 없이 국정에 개입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최순실(60) 씨가 구치소 신세를 지게 됐다. 검찰은 이르면 1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중앙지검장)는 31일 밤 11시57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던 최 씨를 긴급 체포했다. 최 씨는 1일 오전 2시 6분께 검정색 승합차 차량을 타고 지하주차장을 통해 검찰 청사를 나왔다. 취재진에 둘러싸인 최 씨는 여성 수사관과 차량 뒷좌석에 동승한 채 고개를 숙이고 일어나지 않았다. 최 씨는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다.
검찰은 "최 씨가 조사 대상인 각종 혐의에 대해 일체 부인하여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고, 이미 국외로 도피한 사실이 있는데다 국내에 일정한 거소가 없어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체포 사유를 설명했다. 또 "최 씨가 극도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표출하는 등 석방할 경우 예기치 못한 상황 발생의 가능성이 많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곧 최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형사소송법상 피의자를 긴급체포하면 검찰은 48시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하고, 이 기간이 지나면 풀어줘야 한다. 검찰은 구체적인 혐의를 밝히지는 않았다.
검찰은 조사할 내용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가능한 빨리 최 씨를 다시 불러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전날 검찰은 최 씨를 상대로 미르 재단과 K스포츠 재단의 설립 경위와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마련한 800억여 원의 출연금 사용 내역 등을 조사했다. 당초 최 씨는 변호인을 통해 심장질환과 공황장애가 있다고 호소했지만, 검찰 조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식사를 하는 등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30일 오전 귀국한 이후 서울 청담동의 한 호텔에서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