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 투자 임박”

입력 2016-09-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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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KEPCO, 이하 한전)가 영국 원자력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한전은 100억 파운드(약 14조7300억원) 규모의 무어사이드 발전소 건립과 관련해 에너지업체 누젠(Nugen) 컨소시엄 참여 여부를 논의하고 있으며 해당 논의는 상당히 진척된 상태다. 다만 한전의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양측은 3년 전에 처음 협상을 시작했으나 그간 합의는 이루지 못하다가 최근 협상을 재개했다.

누젠은 일본 도시바와 프랑스 에너지 기업인 엔지(Engie)가 6대 4 비율로 출자한 합작회사다. 누젠은 영국 북서부 캠브리안의 무어사이드 지역에 3.8기가와트 규모의 원전을 건설할 예정이다. 새 원전은 600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게 된다. 새 원전의 원자로는 도시바의 미국 에너지 자회사 웨스팅하우스가 공급한다.

한전이 누젠 컨소시엄에 참여를 확정하게 된다면 최근 영국 힝클리포인트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둘러싼 논란을 딛고 영국 원전 건립에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다고 FT는 평가했다. 힝클리포인트는 잉글랜드 서머셋 연안에 새 원전을 짓는 프로젝트다. 180억 파운드 규모의 힝클리포인트 원전 프로젝트는 현재 발목이 묶인 상태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 7월 취임 직후 해당 원전 프로젝트를 재검토하기로 했기 때문.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광핵그룹(CGN)이 참여하기로 하면서 영국의 핵 안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만약 무어사이드 프로젝트가 힝클리포인트에 앞서 건설에 착수하게 된다면 20년 만의 영국 첫 원전 건설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하지만 무어사이드는 자금 조달이나 당국의 승인 등 여러 가지 절차에 있어서 힝클리포인트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한전이 무어사이드 원전 건설에 투자 참여를 결정하게 된다면 글로벌 원전 시장에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게 된다고 FT는 설명했다. 한전은 2030년까지 세계 3대 원전 수출국이 된다는 목표가 있으며 영국에 기술 수출 가능성의 발판 마련을 염두해 투자를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지적했다.

한편 영국은 현재 에너지 정책의 핵심으로 원자력을 꼽고 있으며 2035년까지 새 원전을 통해 14기가와트의 전기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에 필요한 비용은 모두 해외투자 등 민간 자금을 조달해 투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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