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 “중재재판 판결을 계기로 평화적이고 창의적인 외교 노력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ㆍ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우리는 그간 관련 합의와 비군사화 공약, 국제적으로 확립된 행동 규범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7월 필리핀과 중국간 남중국해 분쟁에 대한 국제 중재재판 결과가 나온 뒤로 박 대통령이 남중국해 분쟁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평화적이고 창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 7월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중국의 패소 결정을 중국 내린 PCA 판결을 언급한 만큼 미국 측 입장을 지지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과 관련, “북한과 일정한 관계를 유지해 온 아세안 국가들의 분명한 말과 행동이 북한으로 하여금 국제사회의 확고한 의지를 인식하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세안 국가들이 북핵이 역내 긴장과 불안정의 근본적이고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여러 계기에 확고한 북핵불용 의지를 표명하고 안보리 결의 2270호를 충실히 이행해 온 데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북한의 비핵화와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아세안 정상 여러분의 관심과 지지를 당부드린다”고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한ㆍ아세안 경제협력 확대와 관련, “세계경제가 저성장과 보호주의 움직임으로 불안한 상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국제사회는 교역과 투자확대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한ㆍ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자유화와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에 박차를 가해 교역과 투자 기반을 더욱 튼튼히 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테러와 폭력적 극단주의 대응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한ㆍ아세안 협력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한 한 해라며 “우리도 금년 하반기 중에 인도네시아와 함께 ‘폭력적 극단주의 대응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인데 아세안 차원의 노력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