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상원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열어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61표, 반대 20표로 통과시켰다. 탄핵안 통과에는 전체 상원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인 54명의 찬성이 필요했다. 이로써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브라질 하원이 탄핵을 결정해 직무가 정지된 지 137일 만에 실각하게 됐다. 호세프는 이날 결정으로 30일 안에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을 비워야 한다. 그동안 권한대행을 맡았던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에 정식 취임해 호세프의 남은 임기인 2018년 말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리우올림픽을 나름 성공적으로 치른 브라질은 다시 정정 불안에 휩싸이게 됐으며 가뜩이나 위축된 경제에는 먹구름이 더 짙게 드리워지게 됐다. 브라질 하원이 탄핵을 결정할 때만 해도 호세프의 실각이 최종 결정되면 브라질 금융시장과 경제가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테메르가 경제 재건에 주력할 뜻을 밝히고, 브라질 대내외적으로 신망이 두터운 엔리케 메이렐리스를 재무장관으로 기용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호세프가 물러나도 브라질 정국과 경제가 바로 안정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발표된 2분기(4~6월) 브라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브라질 경제는 9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게 됐다. 고용시장이 악화하면서 소비와 투자가 위축된 것이 브라질 경제에 직격탄이 됐다. 같은 기간 개인소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줄었다. 경기 침체 여파에 기업의 구조 조정이 진행되면서 실업률이 높아지게 됐고 그 결과 개인소비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5~7월 사이의 실업률은 11.6%로 지난 2012년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테메르 새 대통령이 세출을 줄이자는 입장인 탓에 세출 삭감으로 경기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세출 억제뿐만 아니라 원자재 가격 하락도 브라질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에너지업체 페트로브라스 등 유력 국영기업들이 일부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투자를 대폭 줄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난 8월 막을 내린 리우올림픽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