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갑부 왕젠린이 이끄는 다롄완다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완다상업부동산이 홍콩증시에서의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완다상업부동산 주주들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회사의 사유화를 통해 홍콩증시를 떠나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완다그룹은 약 44억 달러(약 4조8600억 원)를 들여 완다상업부동산의 지분을 재매입해 홍콩증시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완다상업부동산은 전날 주식 거래가 중단됐으며 다음 달 20일 상장이 폐지된다.
FT는 다롄완다그룹의 완다상업부동산 사유화 조치는 홍콩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사유화 거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롄완다그룹이 상장한 지 2년도 채 안 돼 홍콩증시를 떠나기로 한 건 주가 하락 때문이다. 완다상업부동산은 2014년 12월 홍콩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이후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급기야 2015년 11월 주가는 공모가 밑으로 떨어졌고 결국 다롄완다는 지난 3월에 사유화 계획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다롄완다그룹은 지난 5월 완다상업부동산 주식을 주당 52.80홍콩달러(약 7520원)에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공모가(48홍콩달러)보다 10% 높은 것이며 상장폐지설이 나돌기 직전 주가에 44% 프리미엄이 붙은 액수다.
완다상업부동산은 다롄완다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왕 회장의 부의 원천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이번 다롄완다그룹의 상업부동산 사유화는 홍콩증시에서 자사주가 저평가되고 있다고 판단하는 다른 기업들의 탈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FT는 홍콩과 중국증시의 주식 밸류에이션 차이는 최근 10개월간 크게 좁혀졌지만, 여전히 중국증시 주식 가치가 20% 더 높다고 지적했다.
완다상업부동산은 사유화 이후 중국증시에 재상장한다는 방침이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에버그란데부동산그룹도 홍콩 증시에서 상장을 폐지한 뒤 중국 증시에 재상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