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에서 탈퇴를 결정한 영국이 뜻밖의 호재를 만났다. 영국 통화인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영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예년보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관광협회는 500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월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월 대비 1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영국을 찾는 외국인이 늘어난 영향이다. 영국인 역시 파운드화 약세로 자국내 여행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져 영국인의 국내 여행도 11% 늘어났다. 관광업이 최근 침체된 영국 경기에 새로운 활력소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기업 예약 사이트를 통해 유럽 대륙 각지에서 접수된 런던행 항공편 예약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찬반 국민투표 후 1개월 만에 급증했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는 영국 전통 백화점 포트넘 앤 메이슨 직영점에서는 미국인과 중국인의 소비액이 지난해보다 많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관광협회의 버나드 도노휴 회장은 단기 호황에 기뻐하면서도 “장기적으로 호조를 유지하려면 (영국이 EU를 탈퇴해도) 여행객이 쉽게 왕래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며 “영국의 관광산업을 지탱하는 EU 출신 노동자도 계속 확보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정부에 호소했다.
영국이 6월 23일 국민투표에서 EU 탈퇴를 결정한 뒤 영국 경제의 앞날에 대한 불안감에 파운드화 가치는 급락했다. 최근에는 유로화와 달러 대비 약 10%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