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또 하나의 영국 기업이 해외로 팔려나간다. 영국 최고 영화 제작사인 파인우드 스튜디오스가 프랑스 사모펀드에 매각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인우드 스튜디오스의 모회사인 파인우드그룹은 프랑스 사모펀드 PW리얼에스테이트펀드3에 회사를 3억2300만 파운드(약 4800억 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FT는 전했다. 이 사모펀드는 프랑스의 유명 부동산 투자자인 레옹 브레슬러가 운용하고 있다.
파인우드는 지난 1936년 설립돼 무수히 많은 영국 대표작과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제작했다. ‘007 제임스 본드’와 ‘스타워즈’ 시리즈가 바로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파인우드의 ‘007 스테이지’는 세계 최대 스튜디오 중 하나로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 제작을 위해 세워졌으며 최신 시리즈인 ‘스펙터’와 ‘스카이폴’ 촬영 등에도 쓰였다. 파인우드는 캐나다와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도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다.
파인우드는 무리한 사업 확장과 막대한 자금 차입으로 위기를 맞이하자 매각을 추진해왔다. 지난 2월 로스차일드를 주간사로 선정해 매각 등 전략적 옵션을 검토하게 했다.
로스차일드는 180여 잠재적 바이어들과 접촉한 끝에 최종 대상을 선정했으며 파인우드는 이날 주주들에게 매각을 승인할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굿웨더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와 워런제임스홀딩스 등 양대 주주가 파인우드 지분 65%를 보유하고 있다. 결국 파인우드는 영국의 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 결정 이후 해외로 팔려나가는 또 하나의 사례로 남게 된 것이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PW는 파인우드로부터 부동산 자산을 떼어내지 않고 오히려 추가 투자로 사업 확대를 가속화할 계획이며 현 경영진도 그대로 유지한다.
이언 던리비 파인우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최근 수년간 해외에서 성장하면서 영국 크리에이티브 산업을 선도했다”며 “미래 공동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적합한 파트너를 찾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