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확실성에 빠지면서 안전자산인 국채 수요가 치솟고 있다. 급기야 일본과 독일, 스위스를 비롯해 덴마크, 네덜란드 등 국채 10년물 금리는 마이너스로 까지 떨어진 상태다. 각국 중앙은행의 채권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 정책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마이너스 금리 국채규모가 1조 달러로 늘면서, 6월말 기준 국채규모가 12조 달러에 육박했다. 이는 한화로 1경5000조 원 수준으로 전세계 국채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집계하는 글로벌국채지수 수익률도 사상처음으로 1% 아래로 떨어졌다.
선진국 국채지수 수익률도 이미 마이너스에 진입했다.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인 이른바 ‘마이너스 클럽’ 회원국은 일본과 독일, 스위스, 덴마크, 네덜란드 5개국으로 늘었다.
앞서 6일에는 덴마크 10년물 금리가 0% 아래로 떨어졌고, 8일 네덜란드 10년물 국채 금리도 사상 최저치인 마이너스 0.002%로 하락했다.
일본 10년물 금리는 8일 기준 -0.304%까지 내리며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고, 독일 10년물 금리도 월초대비 0.06%가 빠지며 7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경기 부양에 고심하고 있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는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해 3월부터 유로존 국채를 사들여 매달 600억 유로의 유동성을 공급중이다. 이때 매입할 수 있는 국채 금리의 하한선은 0.4%로 정해졌다.
하지만 유로존 국채의 31.45%가 하한선을 넘겨 ECB의 매입대상이 되지 못한다. 이 금액은 2조3000억 유로(한화 3000조 원)어치에 달한다.
특히 독일 국채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ECB는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의 국채를 사들일 수 밖에 없다.
’채권왕’이라고 불리는 야누그 캐피털의 빌 그로스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전 세계 금리가 500여년의 역사 중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10조달러 규모의 마이너스 금리 국채는 언젠가 터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