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중국 총리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와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고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리 총리는 이날 중국 톈진에서 열린 하계 세계경제포럼(WEF) 둘째날 기조 연설에서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그러나 중국은 경제가 직면한 도전들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충분하다. 중국은 중고속 성장을 유지할 수 있으며 선제적인 재정수단을 적용할 수 있는 여력도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EU가 확고하게 단결된 모습으로 남아 있는 것은 물론 영국의 안정과 번영도 보고 싶다”며 “EU, 영국과의 정책적 공조를 개선할 것이다. 어떤 나라도 세계 경제에서 떠나 홀로 발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여파로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ㆍ위안 기준환율 고시를 통해 위안화 가치를 0.9%로 지난해 8월 이후 최대폭으로 평가절하했다.
중국증시는 상대적으로 브렉시트 영향을 덜 받고 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오후 1시 55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04% 오른 2884.19에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이코노미스트인 필딩 천과 톰 오릭은 보고서에서 “중국도 경기둔화와 자본유출로 브렉시트 투표 영향에 취약한 국가가 됐다”며 “브렉시트가 유럽 수요와 글로벌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불러 일으키면 중국도 아시아 국가 중 대응이 어려운 쪽에 속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 총리는 “중국 고용시장은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577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정부는 위안화를 합리적이고 균형잡힌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 위안화 가치가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근거가 없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리 총리는 “철강과 석탄, 기타 공업 부문에서 과잉공급을 줄이는 것은 중요하다”며 “또 근로자들이 재취업될 수 있도록 관련 기업이 조치를 취하고 지방정부도 고용을 도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경제는 너무 커져 단기 변동성을 피할 수는 없다”며 “과거의 성장엔진을 바탕으로 한 고속 성장도 지속될 수 없다. 중고속 성장으로도 일자리 창출과 임금인상에 충분하다”고 개혁 의지를 거듭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