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와타나베 부인’으로 불리는 일본 개인투자자들이 안정성을 중시했던 그간의 투자 전략에서 벗어나 중·소형주에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환율 변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도요타와 소니 소프트뱅크 등 이른바 우량주 중심의 투자에서 벗어나 온라인금융과 로봇, 생명공학, 헬스케어 등 가치주에 베팅을 늘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 대형주 중심의 토픽스 지수는 올들어 현재까지 10% 가까이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고성장·스타트업 211개로 구성된 마더스(Mothers) 지수는 38% 치솟으면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마더스지수에서 올들어 250~750% 폭등한 종목도 있다. 이처럼 중·소형주의 상승세가 대형주를 추월한 것은 2012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취임한 이래 계속된 현상이지만 올 들어 이러한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최근 몇주간 일본 온라인 증권 거래에서 마더스지수 중목이 차지한 비중은 30~40%에 달했다. 일본 생명공학업체 그린펩타이드와 로봇제조업체 사이버다인 등 일부 종목은 하루 증시 거래액이 미쓰비시UFJ나 닛산 자동차, 히타치 등 대기업을 능가할 정도다.
와타나베 부인이 이처럼 우량주 대신 투자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주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들 종목이 대외여건과 달러·엔 환율에 대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마쓰이 캐시 골드만삭스 전략가는 마더스 지수 상장사는 최근 엔화 강세에도 민감도가 떨어지고 일본 내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중·소형주 선호 현상은 불확실한 시대에 구체적인 성과를 원하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