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이세돌 대국 후 바둑ㆍ인공지능 관련 책 ‘인기’

입력 2016-03-1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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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의 대국 이후 바둑과 인공지능과 관련된 도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파크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이달 9일부터 15일까지 바둑 관련 도서 판매는 전주 대비 155% 증가했다. 또 교보문고는 1일부터 10일까지 바둑 관련 도서 판매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4%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경기 전후를 비교할 경우 9~10일 이틀간 36.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대국에서 가장 주목 받은 도서는 이세돌 9단의 에세이집 ‘판을 엎어라’다. 이 책은 승부사로서의 삶뿐만 아니라 인간 이세돌의 인생과 가치관, 삶의 이야기를 담았다. 승리에 취해 자만심에 빠졌을 때 겪은 고뇌와 슬럼프의 극복 등 속 깊은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 책은 대국 기간 동안 판매량이 전주 대비 13배 이상 증가했다. ‘판을 엎어라’는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패한 9일부터 12일까지는 판매량에 큰 변동이 없었지만, 알파고에 승리한 4국이 끝난 13일 오후부터 판매량이 급증했다.

다른 프로기사의 에세이 역시 사랑을 받았다. ‘이창호의 부득탐승’,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등도 판매량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창호 9단의 ‘부득탐승’은 수십 년간 전 세계 바둑 팬들로부터 가장 사랑받아온 기사 이창호가 프로생애의 반환점에서 돌아본 바둑과 승부의 기록이 담겼다. 지난해 출간된 조훈현 9단의 ‘고수의 생각법’은 각 서점 베스트셀러를 휩쓸며 인기를 누린 바 있다.

또 ‘이세돌의 어린이 바둑’, ‘이창호의 바둑 입문’도 독자의 손길이 닿고 있다. 특히 이창호 9단의 책은 ‘바둑 입문’과 함께 정통 바둑 시리즈로 각 서점 바둑 분야 베스트셀러를 채우고 있다. 어렵고 딱딱한 입문서와 달리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구성했고 체계적으로 바둑을 익힐 수 있다는 평이다. 인터파크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을 계기로 바둑 입문을 위해 책을 구매한 소비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상대로 4-1 승리를 거두자, 로봇과 인공지능 관련 도서의 판매량도 일제히 증가했다. 특히 인터파크 도서에 따르면 인공지능학자로 유명한 제리 카플란 교수의 저서 ‘인간은 필요 없다’는 대국 기간 동안 전주 대비 두 배 이상 판매량이 증가했다.

스탠포드대학교 법정보학센터 교수이자 인공지능학자인 저자 제리 카플란은 책을 통해 공학, 머신러닝, 인간의 능력에 견줄만하거나 인간을 능가하는 인지 시스템을 소개하고 분석하는 한편 인공지능 기술로 인해 생겨날 노동시장의 불안과 소득 불평등에 대해 고찰했다.

이외에도 ‘인공지능은 뇌를 닮아 가는가’(유신 저), ‘인공지능과 딥러닝’(마쓰오 유타카 저), ‘로봇시대, 인간의 일’(구본권 저), ‘유엔미래보고서 2050’ (박영숙, 제롬 글렌 저) 등 인공지능과 관련된 도서가 주목받고 있다.

인터파크 도서 전략도서팀 신영인 MD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 대결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모아지면서 관련 도서의 판매량이 대국 이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비록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패했지만, 당분간 바둑과 관련된 도서의 판매 증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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