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vs알파고’ 흥행에 웃음 짓는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입력 2016-03-1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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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0억원 들여 만든 포시즌스호텔… 바둑대회로 홍보효과+5성급 겹경사

천재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 간 ‘세기의 바둑대결’이 크게 흥행하자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도 덩달아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박 회장이 의욕적으로 투자했던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이 이번 대결을 계기로 커다란 혜택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2012년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통해 약 5300억원을 투자해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을 지었다. 호텔의 지분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60%, 미래에셋생명이 40% 각각 소유하고 있다. 운영은 국내 최고의 호텔을 지향하며 세계적 호텔 브랜드인 포시즌스에 맡겼다. 당시 호텔사업 투자에 회의적 평가들이 나오기도 했지만 박 회장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17일 미래에셋그룹과 호텔업계 등에 따르면 이 호텔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제5국이 열리던 15일 한국관광공사로부터 ‘5성(星) 등급’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5성 등급 호텔은 서울에서 다섯 번째, 전국적으로 일곱 번째다. 포시즌스호텔이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불과 5개월이라는 단기간에 국내 최고 호텔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다.

5성급 호텔에 선정되려면 3개 이상의 편의시설과 서비스 측면에서 각종 요건을 충족하는 것 외에, 현장평가·암행평가 등에서 총점의 90%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한다. ‘이름값’이 중요한 호텔업 특성상 신설된 곳이 높은 점수를 획득하기엔 쉽지 않은 제약이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바둑대결이 등급 획득에 도움이 되지 않았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바둑대결 이벤트를 통해 얻은 홍보효과도 커다란 소득이다. 포시즌스호텔은 최고급 호텔을 표방하며 서울 도심 한복판에 문을 열었지만, 최고급 시설을 갖췄음에도 낮은 인지도 때문에 그간 고심했다. 인간과 기계의 첫 반상대결에 대한 국내외 언론의 높은 관심은 개장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브랜드 홍보가 절실했던 포시즌스호텔 차원에선 엄청나게 큰 호재일 수밖에 없다.

포시즌스호텔 관계자는 “홍보효과라는 것이 정확한 수치로 추정하긴 어렵지만 호텔의 인지도가 크게 올라갔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바둑대결 이후 객실 예약, 레스토랑, 카페 이용객이 부쩍 늘었고 행사 관련 문의전화도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호텔 측은 이세돌 9단이 묵었던 방을 ‘이세돌룸’으로 지정하는 것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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