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소두증 신생아가 500명을 넘어서면서 원인으로 지목된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갖가지 음모론이 확산되고 있다.
브라질 보건부는 17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소두증 확진 신생아가 1주일 전보다 10%가량 늘어나 5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건부는 소두증 확진 신생아 가운데 지카 바이러스와의 연관성이 드러난 환자가 몇 명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1주일 전 보고서에서는 소두증 확진 신생아가 462명이고, 이 가운데 41명은 지카 바이러스와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이처럼 브라질 전역에 소두증 신생사가 500명을 넘어서면서 갖가지 음모론이 확산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뎅기열 매개 모기의 박멸에 나선 영국 생명공학 회사의 잘못 때문에 지카 바이러스가 창궐했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어 살충제가 소두증의 원인이라는 주장까지 나와 지카 바이러스 공포의 진원지인 브라질을 뒤흔들고 있다.
전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브라질에선 영국 생명공학 회사 옥시텍이 내놓은 '유전자 변형' 모기가 우연히 지카 바이러스를 만들어냈다는 괴담이 돌고 있다.
브라질에선 옥시텍이 내놓은 모기 덕분에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가 급격히 줄어드는 효과를 봤지만 최근 지카 바이러스가 창궐하자 옥시텍이 루머의 희생양이 됐다. 라질 최남단의 주에서는 식수에 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살충제를 뿌리는 일이 금기시되고 있다. 르헨티나 의사들이 살충제가 소두증 급증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브라질 정부는 살충제가 사용되지 않은 지역에서도 소두증 사례가 나타났다며 "소두증과 살충제에 사용되는 피리프록시펜의 연관성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대부분 이집트숲모기가 옮기지만 성관계에 따른 감염 사례가 확인되는 등 다른 경로로 전파·감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로이터통신은 "지카 바이러스가 혈액을 통해 옮겨진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면서도 "수혈자가 감염돼 증세가 나타난다는 것은 불명확하지만 지카 바이러스와 관련한 많은 부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브라질 보건부의 클라우디오 마이에로비치는 "지카에 대한 모든 것이 새로워 신비스러운 아우라가 있다"며 "사람들이 새로운 이야기에 쉽게 끌리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