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경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1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레이스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패한 후 15시간의 ‘긴’침묵을 깨고 트위터에 언론과 유권자에 불만을 표출했다.
트럼프는 2일 첫 트위터를 통해 “아이오와에서의 경험은 아주 중요했다. 모든 전문가가 내가 잘못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상황에서 선거 운동으로 강력한 2위를 기록했다. 훌륭하고 영광스럽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바로 태도를 바꿔 언론과 유권자들에게 불만을 표출했다. 트럼프 후보는 “언론이 나의 훌륭한 2위 기록을 공정하게 보도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면서“(두 번째 경선지인) 뉴햄프셔에서 아이오와에서의 훌륭한 내 경험과 동시에 이런 언론의 불공정 보도를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가 유일하게 (슈퍼팩에 의존하지 않고) 내 돈으로 선거를 치르고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 유권자들로부터 정당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서운함을 드러낸 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하겠지만 그럴 가치는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트럼프의 트윗은 코커스 패배 이후 긴 침묵 끝에 나온 것이다. 평소 ‘트위터광’으로 유명한 트럼프는 1일 코커스 시작 전 트위터를 남기고 2일 정오 가까이 돼서야 트위터 활동을 재개했다. 평소 수시로 트위터를 통해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 후보나 주류 언론을 무차별로 공격했던 것과 대조적인 행보로 아이오와 패배의 충격 여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미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도 “트럼프가 이처럼 장시간 침묵을 지킨 것은 전례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에 3∼5%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으나, 실제 개표 결과에서는 크루즈 의원의 승리로 끝났다. 두 사람의 코커스 득표율은 27.7% 대 24.3%였다. 특히 트럼프는 23.1%로 3위를 차지한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에게도 바짝 쫓기는 신세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