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 고액 체납자로 명단이 공개되더라도 밀린 세금을 자진 납부하는 사례는 극히 드문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자진 납부를 유도하기 위해 명단공개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4일 한국지방세연구원의 '지방세 고액·상습체납자 명단공개제도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대전시가 2013년 체납자 명단을 공개한 후 1년간 이들로부터 징수한 실적은 체납액 기준으로 6.5%에 그쳤다.
앞서 지난 2013년 12월 대전시가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는 77명이고, 이들의 체납액은 5629억원이다.
이후 작년 12월까지 1년간 대전시는 고액·상습 체납자 9명으로부터 3억 6600만원을 징수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은 대전시가 체납자의 자산을 찾아내 압류하는 등 강제 징수절차를 집행한 결과로, 자진 납부한 실적은 1건도 없다.
또 올해 12월 명단 공개 대상자 234명에게 최근까지 소명절차를 거치는 동안 징수한 실적도 18명(7.7%), 4억 2천만원(1.9%)에 그쳤다. 이 또한 스스로 밀린 지방세를 낸 체납자는 전무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방세연구원은 명단공개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재산을 빼돌리거나 은닉한 '악의의 체납자'는 명단 공개와 동시에 출국금지를 요청해 이들의 재산이 국외로 유출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아울러 민법(406·407조)을 근거로 빼돌린 재산을 원상회복하는 소송을 공격적으로 수행해 체납자를 압박하고, 소송으로 회복시킨 자산으로 체납세액을 징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지방세연구원은 명단 공개 체납액 기준이 전국 합산액이 아니라 광역자치단체(시도) 단위로 이뤄져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서울시에서만 4000만원을 장기 체납하면 명단이 공개되지만 10개 시도에서 2500만원씩 2억 5000만원을 체납하면 공개 대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