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쇼핑 이벤트인 ‘광군제’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아성을 뛰어넘을 기세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알려진 광군제의 올해 매출 규모가 전년 수준은 물론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매출 규모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포브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매년 11월11일을 ‘독신절(싱글데이)’ 혹은 ‘광군제’로 부른다. 그동안 중국의 젊은이들은 광군제에 파티와 선물 교환 등의 소소한 이벤트를 가졌다. 그러다가 지난 2009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산하 온라인 오픈마켓인 타오바오를 통해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시작하면서 광군제는 중국 최대의 쇼핑 대목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기업들까지 광군제 할인 행사에 참여하면서 세계적인 규모로 확대했다.
도이체방크는 올해 알리바바의 광군제 매출 규모가 총 130억 달러(약 15조6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이체방크의 앨런 헬라웰 애널리스트는 “국경을 초월한 거래와 티켓 아이템 증가로 매출 규모는 지난해보다 40%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는 89억 달러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온라인 매출액인 15억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올해 광군제 할인 행사에는 4만개 이상의 기업과 3만여 개의 브랜드가 600만종 가량의 제품을 선보였고, 전세계 180여 개국에서 주문이 폭주했다. 타오바오에 입점한 한국 제품 중에서는 1~3위를 모두 미용제품이 차지했다. 특히 아이오페, 헤라, 미샤 등에서 내놓은 비비크림이 외국제품 상위 20위에 들었다.
광군제 할인 행사 규모가 갈수록 확대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참여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징둥닷컴(JD닷컴)의 글로벌 디렉터인 토니 치우는 “이번 광군제의 특징은 중국 소비자가 글로벌 브랜드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라며 “국경을 초월한 거래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기업들은 광군제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를 측정하고 비(非)내구성 소비재 판매를 통해 매출 부진의 우려를 극복하려 한다”고 전했다.
광군제 열풍의 주역인 알리바바는 10일 밤 베이징올림픽 수영경기장인 ‘수이리팡’에 내외신 기자 500여 명을 불러 실시간 매출 추이를 공개했다. 알리바바의 매출은 행사 시작 후 불과 72초 만에 10억 위안(약 1813억원)를 돌파하며 작년보다 훨씬 빠른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38분 만에 달성했던 매출 100억 위안 돌파를 올해는 단 12분28초 만에 달성해 25분이나 앞당겼다.
알리바바는 놀라운 매출 신장세의 비결로 모바일에 주력한 점을 꼽았다. 장융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광군제 행사는 알리바바가 처음으로 모바일 판매에 전력투구한 것이 특징”이라며 “10일 시점에 모바일을 통한 판매 건수는 이미 1억3000만건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이날 하루 이벤트를 위해 배송직원 170만명, 배송차 40만대, 비행기 200대 등을 동원하는 등 광군제에 사활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