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8일(현지시간) 실시된 25년 만의 첫 자유총선 투표가 종료돼 현재 개표작업에 들어갔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총선 투표는 이날 오전 6시에서 오후 4시까지 전국에서 실시됐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며 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이끄는 아웅산 수치 여사도 옛수도 양곤의 한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투표율은 잠정 집계 결과 80%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는 NLD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참여한 총선이며 25년 만에 실시되는 자유·보통선거다. 앞서 1990년 총선에서 NLD가 압승을 거뒀으나 군부가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군부는 2010년에 다시 총선을 실시했으나 수치 여사의 출마를 불허했으며 NLD도 부정·관권 선거를 이유로 총선에 불참했다.
수치 여사는 1990년 총선 당시는 가택 연금 상태였고 2010년은 총선에 불참해 이번에 처음으로 투표하게 된 것이다. 이번 선거는 상하원 491명 의원과 주의회에 의원 644명, 민족대표 29명 등을 뽑는다.
선관위는 오는 9~10일 1차 발표를 하며 검표를 걸쳐 이달 중순께 개표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군부는 상하원 전체 의석 664석 가운데 25%를 이미 할당받고 있어 NLD가 단독으로 대통령을 지명하려면 개선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얻을 필요가 있다.
현지 대형 미디어업체 일레븐미디어그룹이 이날 전국 투표소에서 1638명을 대상으로 벌인 출구조사에서 NLD 지지율은 전체의 81%에 달했다. 집권 여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6%, 아라칸민족당이 4% 지지율을 각각 얻었다.
미얀마 현행 헌법은 외국 국적 친족이 있는 인물에 대통령 자격을 허용하지 않아 두 아들이 영국 국적인 수치 여사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수치 여사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총선에 승리하면 대통령 이상의 존재가 될 것”이라며 자신이 정권을 주도하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다만 미얀마는 군부독재 종식까지 어려운 길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군부 총사령관인 아웅 훌라잉은 “선거 결과를 무조건 받아들이겠다”고 표명하고 있지만 군부 권한 축소를 내건 NLD가 승리하면 긴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