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 일당의 4조원대 다단계 사기사건과 관련해 대구지방경찰청이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한 배상혁이 2008년 수배를 내린지 7년 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배씨는 이날 오후 4시 50분께 경북 구미시 공단동 한 아파트에서 붙잡혔다. 앞서 배씨는 오전 8시 50분께 공중전화로 대구경찰청에 자수 의사를 피력하고 “오후 3시까지 출두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나타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화 발신지를 추적해 수사팀을 급파한 뒤 발신지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아파트에 숨어있던 배씨를 체포했다. 당시 배씨는 아파트에 혼자 있었고 별다른 저항 없이 체포에 순순히 응했다고 한다.
경찰은 배씨가 있던 아파트 내부, 차 등을 수색해 다량의 증거물을 확보했다. 아울러 배씨를 상대로 지난 7년 동안 어떤 경로로 도피했는 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지난 10일 중국에서 검거된 강태용의 처남인 배씨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조희팔 비호세력, 은닉자금, 4조원대 다단계 사기 수법 등 수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씨는 조씨 일당이 전국을 무대로 4조원대 다단계 사기사건을 벌이던 시점에 전산실장을 담당한 핵심 인물이다.
경찰은 유사수신업체를 앞세워 불특정 다수에게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하위 투자자 자금으로 상위 투자자와 회사 간부들에게 높은 배당금과 수당을 주는 이른바 금융다단계 사기 범행을 설계하는 데 배씨가 중추적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국내 수배를 할 당시 배씨가 조씨 일당과 공모해 1조1000억원대 다단계 유사수신을 한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배씨를 본격 조사하면 추가 범행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