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환율 효과로 3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한 가운데 현대차 등 대형 수출주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본격적인 3분기 어닝 시즌을 앞두고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되며 전기전자와 자동차 등 전통적인 강호 종목에 대한 4분기 눈높이가 덩달아 올라가는 추세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외 매크로 환경 등을 고려하면 전·차의 드라이브가 시장 전반에 미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상장사 201곳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0조3천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 전망치(30조3천189억원)보다 0.06% 하향 조정된 수치다.
업종별로는 10개 섹터 가운데 정보기술(IT)과 경기소비재 섹터만 한 달 새 영업이익 전망치가 소폭 상향 조정됐다.
삼성전자가 포함된 IT의 경우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0조9천897억원으로 한 달 전(10조7천926억원)보다 1.83% 상향 조정됐다.
삼성전자가 지난 7일 시장 기대치(6조5865억원)를 훌쩍 뛰어넘은 7조3천억원의 3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 잠정치를 발표하면서 관련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올리게 된 주요 원인으로 환율 효과가 꼽히면서 대형 수출주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 등 '자동차 3인방'이 포함된 경기소비재 섹터의 경우 한 달 전 5조5589억원에서 지난 12일 기준 5조6281억원으로 영업이익 추정치가 1.25% 늘어났다.
반면 산업재(-3.85%)를 비롯해 의료(-3.30%), 금융(-2.78%), 에너지(-2.66%), 필수소비재(-1.12%), 소재(-1.09%), 통신서비스(-0.47%), 유틸리티(-0.21%) 등 나머지 업종에 대한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부 하향 조정됐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 시즌의 첫 테이프를 잘 끊기는 했지만 시장 전반이 좋아질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며 "3분기는 전반적으로 원자재 가격 하향, 환율 효과 등으로 실적이 괜찮을 여지가 많지만 4분기 실적까지 자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반에 걸쳐 4분기 실적 전망치가 추가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용구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이 지연될수록 달러 강세가 약화될 수밖에 없어 환율 효과가 빠르게 희석되고 있는 데다 유가가 오르고 원자재 가격도 반등하고 있다"며 "대외 매크로 환경 등을 감안하면 기대치를 더 낮춰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4분기 실적은 3분기 대비 큰 감소세를 보여왔는데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2조원 수준으로 지난 2·3분기와 큰 차이가 없어 향후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4분기 실적 전망 하향은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맞물리며 시장에 더 큰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