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기 고분을 도굴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 경산경찰서는 6일 경산시 임당동과 압량면 부적리 고분을 도굴한 혐의(매장문화재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위반)로 박모(65·골동품상)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이모(61·인부)씨 등 3명을 불구속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작년 1∼2월 경북 경산시 임당동 1호 고분(국가사적 516호)과 인근 압량면 부적리 4호 고분(미지정) 등 2곳을 도굴, 금제 귀걸이 2점과 허리띠 30점, 은제 칼 1점 등 38점의 문화재를 압수했다.
도굴된 고분은 4∼5 세기 압독국 지배자 후손의 무덤으로 추정되고 있다. 매장 문화재들은 당시 사회·문화·경제·기술 문화의 양상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실제로 삼국사기에는 경북 경산 일대에 존재했던 소왕국 압독국(押督國)이 2세기께 신라에 투항한 것으로 기록돼 있으며, 648년(진덕여왕 2년)에는 김유신이 압독주 도독(都督)을 지낸 것으로 나온다.
도굴범들은 한겨울 저녁과 늦은 밤을 틈 타 곡괭이, 삽 등을 이용해 6일가량 고분을 파헤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임당동 고분은 80년대 초 상당수 발굴작업이 이뤄졌지만 이번에 도굴된 고분은 당시에 발굴되지 않고 방치됐던 것"이라며 "금귀걸이, 솥단지 등 회수되지 않은 문화재 소재를 파악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