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미국 방문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양국 정상의 방미 계획에 맞춰 기업들이 보잉과의 계약 체결에 나선 덕분이다.
시 주석의 미국 방문 이틀째인 23일(현지시간) 중국 항공업체들이 보잉을 방문해 ‘737-800NG’ 여객기 250대와 ‘와일드보디’ 50대 등 총 300대를 발주했다고 차이나데일리가 보도했다. 중국 기업들이 이날 주문한 규모는 380억 달러(약 45조원)로 추산됐다.
이날 발주 서명식에는 쉬아오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과 데이스 뮐렌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계약에 참여한 중국 측 기업은 중국 최대 여객기임대회사인 공은조임(ICBC Leasing)과 중국항공기재집단공사(CAS), 중국상용항공기(COMAC), 국은조임(CDB Leasing)이다. 공은조임은 중국공상은행이 100% 출자해 설립한 회사이며, 국은조임은 중국개발은행(CDB) 산하의 항공ㆍ해운 임대회사다.
특히 보잉은 COMAC과 이번에 구매한 737 여객기 제작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양측은 중국에 737 여객기 완성센터를 설립해 여객기의 최종 인테리어와 페인팅 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해당 공장이 중국 동부 저장성에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일각에서는 항공업체들이 유럽 에어버스와 구매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시 주석의 방미를 계기로 판세가 뒤집힌 것이다. 지난 2014년 보잉은 중국에 155대의 항공기를 판매한 바 있다. 보잉 측은 오는 2034년까지 중국이 950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항공기 6330대를 구매할 것으로 추산하며 중국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중국과의 계약에 앞서 보잉은 인도 정부와 30억 달러 규모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보잉과 인도 정부는 아파치 헬리콥터 22대와 치누크 헬리콥터 15대를 구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을 방문 중인 모디 총리는 24일부터 28일까지 미국을 방문한다. 모디 총리는 25일 유엔총회 연설 직후 뉴욕에서 포드자동차 등 포춘 선정 500대 기업 대표들과 실무만찬을 갖고, 26일에는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기업인들을 만난다. 모디 총리는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내세운 인도 제조업 활성화를 위한 외자유치활동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