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경기 둔화로 상장 기업들의 실적 둔화가 더욱 뚜렷해졌다. 지난 상반기 중국증시 전체 상장사 가운데 적자를 기록한 기업이 총 440곳으로, 이전 최대 기록인 지난해 같은 기간의 362개를 웃돌았다고 1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와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약 2800개 기업의 상반기 실적을 정리한 결과 순이익 합계는 1조4175억 위안(약 270조1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이는 3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적자 기업은 전체 상장사의 약 16%를 차지했다.
철강과 석탄 등 공급과잉 업종에 있는 국영기업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들 기업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정부가 펼친 4조 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계기로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했다. 그러나 수요 감소로 공급과잉 현상이 악화하면서 곤경에 처하게 됐다.
상반기 적자 규모가 22억 위안으로 상장사 가운데 최대였던 충칭강철은 지난달 21일 비상장 국영 모회사인 충칭강철집단으로부터 3억 위안의 재정지원을 받는다고 발표했다. 이에 모회사가 충칭강철에 지원하는 금액은 연 25억 위안을 넘게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2위 건설기계업체이며 국영기업인 중롄중커는 3억 위안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가 적자를 낸 것은 지난 2000년 증시 상장 이후 처음이다. 회사는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깊은 조정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산층 성장에 힘입어 좋은 실적을 올렸던 자동차업체와 가전 대기업도 부진한 모습이 뚜렷하다.
중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상하이자동차(SAIC)는 상반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익 증가율이 18%였던 것과 대조된다. 올해 자동차 판매 계획은 전년보다 10% 증가한 620만대이지만 달성은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