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신 회장의 핵심 측근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태의 핵심 주모자가 신 이사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립이면 말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되는데 뭐하러 그 이야기를 했겠냐”면서 “이 건의 주모자는 신영자 이사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사람들이 다 조종하고 있고 신 이사장이 롯데호텔 34층을 점령해 온갖소리를 양산하고 있다”면서 “롯데그룹이 위기상황이 되면 덕 볼 사람이 누구겠느냐. 결국 그 사람들의 목표는 롯데그룹에서 한 몫 떼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롯데 또 다른 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롯데호텔 34층으로 가는 길은 현재 모두 막혀있는 상태”라면서 “실질적으로 그쪽이 장악해 신 총괄회장과의 대화도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신 회장 측근들은 신 총괄회장 신병을 확보하면서 전현직 대표들을 모아 세규합에 나서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핵심 관계자는 “신영자 이사장과 신동인 구단주 대행이 지난달 15일 롯데호텔 34층에 그룹 전현직 대표 10여명을 차례로 불러 신동주 체제 구축에 대한 협조를 요구했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지난달 15일은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과 이인원 그룹 정책본부 부회장. 황각규 정책본부 사장에 대한 해임지시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진 날이다.
신 이사장과 신동인 구단주 대행은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에 의해 모든 직위에서 해임됐다고 알리면서, 새로운 체제에서 새 일을 할 기회가 있으니 협조하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신 회장측은 신 총괄회장의 지시서나 임명장 등이 법적으로 아무런 효력도 없다고도 했다.
이 관계자는 “법리적으로는 우리가 유리하다. 우리가 완승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결국 소송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신 회장측 인사들이 언론을 통해 이번 분쟁에 대해 자신감을 표출하는 이유는 신동빈 회장의 귀국이 유력시되는 월요일(3일)을 앞두고 반격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분쟁 구도는 신동빈 회장 대 신회장 일가로 흘러가는 양상이다”라며 “여론전에서 밀렸던 신회장측이 신 총괄회장에 대한 대화 시도와 본격적인 반격의 시작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