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에 글로벌 증시도 환호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3대 지수가 일제히 1%대의 급등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2%, S&P500지수는 1.11% 각각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1.48% 올라 지난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유럽 주요증시도 강세를 보였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지수가 0.97%,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30지수가 1.49%,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가 1.94% 각각 올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은 전날부터 17시간 가까이 이어진 마라톤 회의 끝에 고강도 개혁안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그리스에 3차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이같은 소식에 그동안 세계 증시를 짓눌렀던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해소되며 위축됐던 투자 심리도 개선됐다.
롭 루츠 캐봇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그리스가 더 이상 수렁으로 빠지지 않게 됐다는 소식을 들으니 대단하다”며 “지난주 증시 변동성이 커진 것은 그리스와 중국을 배경으로 했다. 오늘 확실히 그 중 하나는 해소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증시에서는 이례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여러 기업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파티 분위기가 연출될 것. 온라인 경매사이트인 이베이의 주가는 결제서비스 자회사인 페이팔의 분사를 앞두고 63.4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또한 서로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동시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기현상도 일어났다.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업체인 넷플릭스는 골드만삭스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데에 힘입어 707.61달러를 찍었다. 스트리밍 분야에서 넷플릭스를 바짝 추격하는 아마존도 새 고점(455.57달러)에 도달했다.
미국 양대 약국 체인인 CVS헬스와 월그린도 기록 경신 대열에 합류했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타결의 가장 큰 수혜자는 미국 달러화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리스 위기가 해소되면서 투자자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초점을 맞출 것이기 때문. 실제로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3% 하락한 1.1002달러에 움직였다. 이는 3주래 최대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유럽증시 강세로 환차손에 대한 헷지수요가 늘어난 것도 달러 강세·유로 약세로 이어졌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