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국민투표 긴축 부결] 흔들리는 ‘하나의 유럽’…그리스 긴축 부결 후폭풍

입력 2015-07-06 09:24 수정 2015-07-0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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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럽에 긴축 반대 좌파 열풍 불듯…그렉시트 시 브렉시트 움직임도 가속화할 듯

▲스페인 극진좌파 포데모스의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당수가 지난 5월 24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서 연설하고 있다. 마드리드/AP뉴시스

그리스에서 5일(현지시간) 치러진 국민투표 결과 국제 채권단이 제시한 긴축안이 부결되면서 후폭풍이 거세게 불 전망이다. ‘하나의 유럽’이라는 기치 하에 모였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더 나아가 유럽연합(EU)이 사분오열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로 그동안 재정위기와 그에 따른 긴축으로 고통받아왔던 남유럽 다른 국가에도 긴축을 반대하는 좌파 열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납세자의 돈으로 이런 국가들을 지원해야 하는 독일과 다른 북유럽 국가의 반발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지난 2012년 구제금융을 받아 지난해 졸업한 포르투갈은 좌파 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처럼 유로존에서 이탈(포렉시트, Porexit)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올해 9~10월 총선이 예정된 가운데 긴축 반대와 세금 감면을 외치는 사회당이 각종 여론조사 결과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당이 집권한 뒤 그리스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부처럼 긴축에 반대하면 구제금융과 관련해 채권단과의 갈등이 커질 수 있다.

그나마 포르투갈 사회당은 중도 좌파에 속하지만 스페인에서는 최근 신생좌파 정당인 포데모스(우리는 할 수 있다)가 돌풍을 일으켜 시장의 우려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포데모스는 창당 4개월 만인 지난해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8% 득표율로 스페인 제3당으로 급부상했다. 포데모스가 이끄는 좌파연합은 지난 5월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수도 마드리드 시의회 의석 57석 가운데 20석을 차지해 집권 국민당을 1석 차이로 바짝 추격했다.

오는 12월 열리는 스페인 총선에서 포데모스가 승리하면 그리스 상황이 그대로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포데모스를 이끄는 파블로 이글레시아스(37)는 여러모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판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탈리아 5성운동의 베페 그릴로 대표. 신화뉴시스

남유럽 최대 경제국인 이탈리아에도 반긴축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5월 지방선거에서 반EU, 채무탕감 등을 내세운 베페 그릴로의 ‘5성 운동’이 득표율(18.4%)로 집권 민주당(24%)에 이어 2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영국의 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Brexit)’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영국은 브렉시트를 무기삼아 EU협약 개정을 압박하고 있다. 그리스 국민투표로 EU 여론이 분열된 가운데 영국과의 협상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3일 그리스 위기가 다른 나라로 확산하는 것을 막고자 불가리아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다른 국가도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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