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전년동월비 6배 넘는 수준으로 폭증했다. 이에 따라 5월말 현재 전체 가계빚을 의미하는 가계신용이 11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5월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은행권 가계대출(모기지 양도 포함) 잔액은 586조4000억원으로 전월보다 7조3000억원 증가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전달의 증가폭(8조5000억원)보다는 소폭 축소됐다. 그러나 지난해 5월의 오름폭 1조2000억원보다는 6.1배나 더 많다.
이정헌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주택담보대출이 주택경기 개선에 따른 주택거래 증가 등으로 한달새 6조3000억원 늘어난 것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5월에 1만2700호를 기록, 2006~2014년 5월중 평균 거래량인 6300호를 크게 상회했다.
◇가계신용 최소 1106조원 추정 = 이에 따라 가계빚은 1100조원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에서 빌린 ‘가계대출’과 카드·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인 ‘판매신용’을 합한 가계신용은 지난 3월 말 현재 1089조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지난 4월중에는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상호금융 등)의 가계대출이 전월에 비해 10조1000억원 불어난 것으로 지난 9일 발표됐다. 또 5월중에는 은행에서만 가계대출이 7조3000억원 증가했다.
결국 가계신용은 5월 말 현재 최소 1106조4000억원(1089조+10조1000억+7조3000억)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가계빚 급증세의 주요인은 정부가 지난해 8월 부동산 금융 규제를 완화하고 한은이 작년 8, 10월, 올 3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식 3차례 인하한 효과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 마이너스통장 대출 증감액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으로 전월(4000억원↑)보다 확대된 1조원으로 조사됐다.
◇은행 기업대출, 대기업 2조원↓ vs 중소기업 5조7000억원↑ = 은행이 기업에 해준 원화 대출 잔액은 지난 5월말 현재 701조5000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3조7000억원 늘었다. 전달 오름폭(6조2000억원)의 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또 1년전 같은 기간의 증가폭(6조원)에 비해서도 크게 못미쳤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167조원)은 일부 기업의 차입금 상환 등으로 전월비 2조원 감소했다. 중소기업(534조5000억원)은 기술신용 및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 5월말 휴일에 따른 결제성자금대출 상환 이연 등으로 5조7000억원 늘었다.
5월 은행 수신 잔액(1303조8000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15조6000억원 증가했다. 예대율이 지도비율 100%에 근접한 일부 은행들이 예금 유치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반면 자산운용사의 수신 잔액(421조7000억원)은 전월에 비해 2조2000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