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철 대원강업 회장이 슬하에 아들이 없어 향후 대원강업 승계구도에 대한 향방이 관심을 끌고 있다.
대원강업은 지난 5월 말 기준 허재철 대원강업 회장이 지분 8.5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그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총 33.95%에 이른다.
눈길을 끄는 점은 최근 허재철 회장의 두 딸인 승원·수원씨가 지난 4월부터 두 달 동안 눈에 띄게 주식을 사들인다는 것이다.
장녀인 허승원씨는 지난 2013년부터 2년 동안 대원강업 지분 1.28%(주식수 79만5835주)로 변동이 없었으나, 지난 5월 말 기준 1.30%(80만8327주)로 늘었다. 이번 증가 주식분은 지난 4월 21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총 3거래일에 걸쳐 사들인 1만2492주에 따른 것이다.
차녀인 허수원씨도 마찬가지로 2년 동안 대원강업 지분 1.63%(101만203주)로 변화가 없었으나, 지난 4월 22일부터 지난 5월 말까지 총 6거래일에 걸쳐 1만9668주를 매입, 현재 지분 1.66%(102만9871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같이 딸들의 지분 매입이 주목을 받는 것은 허재철 회장의 맏사위인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의 계열사들이 대원강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 규모는 현대홈쇼핑 7.67%, 금강에이앤디 5.54% 등 총 13.21%로 최대주주인 허재철 회장보다 많다.
이에 일각에서는 허재철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두 딸에게 물려주면 장녀 허승원씨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가 특수관계자로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되며, 결국 이것이 정교선 회장의 밑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시나리오를 내놓기도 한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들은 대원강업이 지난 2007년 홍민철 고려용접봉 회장과 고려용접봉 등이 대원강업 지분을 사들이면서 적대적 M&A에 노출될 우려가 제기되자 2009년 대원강업의 백기사격으로 지분 매입에 나섰다.
만약 대원강업이 현대백화점그룹 산하로 들어가게 된다면 현재 불씨가 남아있는 적대적 M&A 이슈가 결국 정교선 회장 대 홍민철 회장의 싸움으로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더불어 단일 주주의 지분 보유량으로 살펴보면 홍민철 회장이 대원강업 지분 14.44%로 가장 많다.
반면, 대원강업 승계구도와 관련해 또 다른 시나리오는 허재철 회장이 큰아버지인 고(故) 허주열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 승계를 이어 받았듯이 조카인 허승호 대원강업 부회장에게 경영권을 승계한다는 것이다. 허승호 부회장은 허주열 명예회장의 장남 고(故) 허재문 전 대원강업 사장의 큰아들이다. 즉 창업주의 3대 장손인 셈이다.
아직 대원강업의 승계구도가 이른감이 있지만 허재철 회장의 슬하에 아들이 없어 향후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