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세무당국을 상대로 낸 20억원대 법인세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경란 부장판사)는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종로세무서를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SC은행은 신용보증기관으로부터 부실채권 보증금을 받아 회계상 이자가 아닌 원금을 먼저 회수한 것으로 처리해왔다.
서울지방국세청은 SC은행의 이 같은 회계처리 방식을 문제삼아 2013년 9월 법인세 20억여원을 부과했다. 보증채무 이행금 충당 과정에서 원금을 먼저 받은 것처럼 회계처리해 이자수입을 누락했다는 것이다. SC은행은 이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고,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현행 법인세법 시행규칙은 "차입금과 이자를 변제하는 데 특별한 약정이 없이 차입금(원금)과 이자 총액의 일부만 변제한 경우는 이자를 먼저 변제한 것으로 본다"고 나와있다.
재판부는 "변제자가 원금과 이자 모두에 달하지 않는 금액을 지급했을 경우 어느 채무에 충당되는 것인지 특정할 수 없으며, 법인세법 시행규칙 등은 납세자와 과세관청, 변제자와 변제수령자 사이에 생길 수 있는 이해관계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SC은행의 경우 신용보증기관 등이 변제할 보증채무 총액이 원금과 이자로 나뉘어 명확하게 특정돼 있고 신용보증기관 등이 그 전액을 지급하고 있어 이 같은 이해관계 충돌 염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SC은행과 신용보증기관 등은 수차례에 걸쳐 원금과 이자 변제 액수를 확정하는 과정을 거쳤고 기관들 사이에 변제충당 순서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 차입금과 이자의 변제에 관한 '특별한 약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