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는 당시 주주총회에서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 속편을 제작한다고 발표했다. ‘겨울왕국’은 북미에서만 약 4억73만 달러(약 4500억원), 해외에선 8억7348만 달러의 흥행 수입으로 총 13억 달러에 육박하는 수익을 거둔 디즈니의 초대형 히트작이다.
디즈니가 이날 공개한 것은 ‘겨울왕국’ 속편뿐만이 아니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SF 시리즈인 ‘스타워즈’의 신작과 ‘어벤져스’로 대표되는 마블의 영화에 이르기까지 회사가 현재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을 소개했다. 하나같이 영화팬의 관심을 끌 만한 주제들이다.
아이거에 따르면 연말 개봉하는 ‘스타워즈 에피소드7-스타워즈:깨어난 포스’에 이어 오는 2017년 5월 26일 스타워즈 에피소드8이 공개된다. 올 여름 스타워즈 시리즈의 첫 번째 ‘스핀오프(spinoff·파생작품)’인 ‘스타워즈: 로그 원(Star Wars: Rogue One)’은 촬영에 들어가 2016년 말 개봉한다.
아이거 CEO는 “새로운 어벤져스는 정말로 환상적”이라며 “앞으로 4년간 11개의 마블 영화가 나올 것이다. 최근 어벤져스 신작 예고편 조회 수는 3500만 회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주주들에게 ‘어벤져스2’의 새 예고편을 공개하기도 했다.
디즈니가 주총에서 신작 계획을 밝히자 주가는 3% 이상 급등했다. 영화산업의 성장과 함께 이들 영화 한 편 한 편의 흥행 여부가 회사의 생존과 성공을 좌우하게 됐다. 디즈니의 주주총회에서 아이거 CEO가 무엇보다 영화에 대해 많은 얘기를 밝힌 것도 이를 반영한다.
디즈니는 지난 2015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10~12월)에 133억9000만 달러 매출, 주당 1.27달러 순이익을 올려 톰슨로이터 집계 시장 전망인 128억7000만 달러 매출과 주당 1.07달러 순익을 모두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1년 전 개봉했던 ‘겨울왕국’의 인기가 식지 않으면서 관련 상품 매출이 급증한 것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한편 아이거 CEO는 이번 주총을 찾은 꼬마 주주의 날카로운 질문에 일격을 당하기도 했다. 6세의 한 어린이가 “테마파크인 ‘디즈니 할리우드 스튜디오’라는 이름을 바꾸고 있느냐”고 묻자 얼떨결에 아이거 CEO가 시인해 버린 것이다. 어린이의 날카로운 질문에 회사의 주요한 변화를 공개한 셈이나 마찬가지다. 아이거는 개명 작업을 하고 있지만 아직 새 이름이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에 이름을 바꾸면 지난 2008년 ‘디즈니 MGM 스튜디오’를 지금의 이름으로 바꾼 데 이어 두 번째다.
디즈니 주주총회는 어린이의 교육의 장도 되고 있다. 주총에 참석한 다른 어린이가 “언젠가는 당신(아이거)처럼 일하고 싶은 아이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느냐”고 하자 아이거는 “열심히, 인내심을 갖고 일하고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즐겨라. 그리고 계속해서 너의 앞에 놓인 기회를 추구해라. 앞으로 나아가라”고 조언해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