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양적완화 개시…또 하나의 난제 ‘브레이크 없는 유로’

입력 2015-03-10 08:21 수정 2015-03-1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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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가치 11년만에 최저…모건스탠리 등 2016년 패러티 현상 나타날 것으로 예상

유럽중앙은행(ECB)이 9일(현지시간) 국채 매입을 시작으로 월 600억 유로(약 72조4553억원) 규모의 양적완화에 첫 발을 내딛으면서 유로화 가치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ECB는 벨기에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5개국의 국채를 매입했다. 거래 규모는 개별적으로 1500만~5000만 유로로 전체 양적완화 프로그램 규모에 비하면 소규모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ECB의 월 600억 유로의 자산 매입 계획에 따라 국채 품귀를 우려한 관측을 배경으로 유럽의 국채는 1년2개월 만에 상승폭을 더욱 확대했다. 국채 수익률은 이미 대부분의 유로존 국가에서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문제는 ECB의 국채 매입으로 유로가 달러에 대해 하방 압력이 한층 강해졌다는 점이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ㆍ달러 환율은 장중 1.0822달러까지 밀려 지난 2003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에서는 ‘1유로=1달러’를 나타내는 ‘패러티(parity)’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미국과 유로존의 경제와 통화정책 간 차이가 유로화 약세를 지속적으로 이끌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오는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금융시장에서는 정체된 모습을 나타내는 임금상승률 움직임에 주목하고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를 예측하며 달러화 가치를 올렸다. 그러나 떨어진 유로화 가치를 끌어올릴 만한 소식은 현재 거의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그리스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제기되면 유로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유로화 약세에 힘입어 경제성장 폭을 확대시키겠지만 다른 유로존 국가들이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해 전체적인 경제 성장을 기대하는 어렵다.

사미어 사마나 웰스파고 전략가는 “패러티는 가능성 여부가 아닌 시간문제이며 유럽의 QE 정책 진행과 미국 경제지표에 따라 패러티가 언제 오느냐가 관점이다”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씨티그룹은 오는 2016년에 ‘1유로=1달러’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패러티 현상이 나타날 경우 각국은 자국 통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환율전쟁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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