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마틴 빈터코른 폭스바겐 회장, 내년 퇴임 앞두고 발길 안 떨어지는 이유

입력 2015-03-09 15:14 수정 2015-03-0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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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회 제네바 모터쇼에서 신차를 소개하고 있는 마틴 빈터코른 폭스바겐 CEO. 사진=블룸버그

독일 자동차 대기업 폭스바겐의 복잡한 경영 구조가 내년 퇴임을 앞둔 마틴 빈터코른(67) 최고경영자(CEO)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빈터코른 CEO는 당초의 임기를 4년 연장해 내년에 퇴임할 예정이다. 본인 스스로 공개 석상에서 퇴임 의사를 강하게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그가 현직에 몇 년 더 머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마땅한 후계자가 없기 때문에 빈터코른 회장이 현직에 머물며 대주주들의 후계자 물색과 향후 경영 구조를 개선하는 데 따른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시간적인 여유를 벌어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폭스바겐의 대주주는 독일 니더작센주, 페르디난도 피에히, 볼프강 포르쉐 등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에버코어 ISI의 아른트 엘링호르스트 자동차 부문 최고 책임자는 “니더작센주, 노조, 포르쉐 가문, 피에히 가문에서 인정하고,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자동차그룹을 경영할 자질이 있는 인물을 찾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빈터코른 CEO가 퇴임 시기를 연기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폭스바겐은 일부 자동차 업체에서 세대 교체가 시작되고, 자동차 기술에 디지털 혁명이 일어난 가운데 새로운 후계자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빈터코른 CEO는 그룹 최대 사업인 폭스바겐 브랜드의 실적 개선 부담과 중국의 성장 둔화, 신흥국에서의 역풍, 환율 변동 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올해 역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이 때문에 빈터코른의 뒤를 이을 후계자 문제는 폭스바겐 브랜드의 부활과도 떼놓을 수 없는 관계다. 전통적으로 폭스바겐은 CEO가 폭스바겐 브랜드를 경영해왔다. 그러나 세계 2위 자동차그룹인 만큼 경영의 복잡성 탓에 빈터코른은 CEO직에 집중하지 못했다. 폭스바겐의 세계 전체 직원 수는 59만 명이 넘는다.

이에 빈터코른 회장은 지난해 12월 CEO 직에 전념하기 위해 폭스바겐 브랜드 담당 분리를 선언하고, BMW 경영진인 헤르베르트 디이스를 폭스바겐 브랜드 담당 대표로 임명했다. 디이스 씨는 오는 7월에 대표로 취임한다.

WSJ는 디이스가 폭스바겐의 사령탑에 오르면서 숨 죽이고 있던 최고경영자(CEO)의 후계자 문제와 향후 경영 구조, 여기에 CEO의 역할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해졌다고 전했다. 일부 애널리스트와 폭스바겐 직원은 “폭스바겐은 너무 커져 더 이상 CEO가 그룹 내 최대의 사업을 직접 운영할 수 없게 되는 게 아니냐”는 입장이다.

그러나 CEO가 사업 운영면에서 책임을 지지 않고 지주회사의 정치적 색깔을 강화하는 구조로 변화하는 데에는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직원대표 감사인 베른트 오스테로 씨는 “폭스바겐의 차기 CEO는 폭스바겐 브랜드의 책임자이기도 해야 한다”며 “그룹과 폭스바겐 브랜드 리더십 분리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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