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양적완화(QE)’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7% 전후로, 전년의 7.5%에서 낮췄다. 그러나 새 목표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인민은행이 QE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중국의 미국 국채 매도 추이와 외환보유고 감소에 주목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미국채 보유규모는 1조2443억 달러(약 1367조 원)로 4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지난해 8월 말에 비해서는 254억 달러 줄었다.
중국 외환보유고는 지난해 6월 말 3조9923억 달러로 4조 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나서 반년 만에 1500억 달러 가까이 줄어 지난해 말 3조8430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은 무역과 경상수지 흑자국이지만 미국채와 외환보유고가 줄고 있는 것은 경상흑자를 웃도는 자본유출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반부정부패 캠페인에 따른 자금 해외도피와 위안화 상승 기대 약화에서 비롯된 자본유출이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장은 중국의 QE 가능성에 눈을 돌리고 있다. 외환보유고를 관리하는 것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다. 이에 인민은행이 지방정부가 안고 있는 부실자산을 매입하고자 밑천으로 보유한 미국채를 매도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1월에도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 과거 일본이나 유럽과 같은 부동산 버블 붕괴 위험이 커지면 인민은행은 기준금리 인하에 그치지 않고 QE를 실시할 것이며 이는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이 9일 시작하는 QE에 대한 기대로 중국 기업들이 앞다퉈 유럽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유로 가치는 지난 6개월간 위안화 대비 13% 하락했다. 이에 유럽 내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든 중국 기업들이 유로화 표시 회사채 발행을 환율 관리나 유럽 기업 인수·합병(M&A)에 필요한 자금 마련대책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올 들어 지금까지 29억 달러어치의 유로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발행규모인 33억 달러에 육박한다. 심지어 지난해 1분기는 유로채권 발행규모가 ‘제로(0)’여서 올해의 열풍이 이례적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