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31개 대형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1차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에서 모든 은행이 합격점을 받았다.
연준은 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31개 모든 은행의 자본이 경기 침체 상황에서 손실을 흡수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연준이 2009년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작한 이후 모든 은행들이 합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일각에서는 스페인 방코산탄데르와 독일 도이체방크 등 유럽 은행들이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준은 은행들이 시장붕괴 등 위기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는 여력이 있는지 평가하고자 스트레스 테스트를 도입했다. 연준은 3개 분기 동안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지고 실업률이 8%까지 치솟아 은행 대출손실이 총 4900억 달러(약 539조원)에 이르고 주가와 주택가격이 폭락하는 등의 상황을 가정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1차 테스트는 이들 대형은행이 이런 어려운 경제상황을 견딜 수 있는 충분한 자본이 있는지를 평가했다. 지난해는 30개 대형은행이 테스트를 치뤄 지온스뱅코퍼레이션이 탈락했다. 올해는 도이체방크 미국 법인이 테스트 대상에 추가됐다.
시장은 오는 11일 발표되는 2차 테스트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2차 테스트는 은행들이 역풍을 견디면서도 배당을 지급하고 자사주 매입이나 인수·합병(M&A)을 시행할 수 있는지 진단하는 것이다. 여기서 떨어지면 배당이 깎이거나 아예 당국이 승인을 거부하기 때문에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는 씨티그룹과 HSBC홀딩스 등 5개 은행이 2차 관문을 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씨티그룹이 이번에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마이클 코뱃 CEO가 사임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