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중부를 강타해 27명의 목숨을 앗아간 태풍 ‘하구핏(Hagupit)’의 세력이 크게 약화해 여객기 운항이 재개되는 등 주변지역이 점차 정상을 되찾고 있다.
9일(현지시간) 필리핀 기상청은 “하구핏이 전날 밤 마닐라 주변지역을 통화할 당시 시속 85km의 열대폭풍으로 약화했다”고 밝혔다. 또 “마닐라 남서쪽 100km 지점을 지날 때에도 하구핏이 산발적인 비를 뿌린 것 외에는 별다른 위력을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구핏은 최대 순간 풍속이 시속 210km에 달하는 대형 태풍으로 관측됐다. 필리핀 중부 사마르에 상륙한 이후 타클로반, 루손섬 마스바테, 바탕가스를 차례로 통과하면서 세력이 급속히 약화한 것으로 풀이됐다.
하구핏의 세력이 약해지면서 8일 밤 마닐라 국제공항에서는 대한항공을 제외한 대다수의 항공사가 운항을 재개해 현지에 머물던 한국인 상당수가 귀국했다고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이 밝혔다.
대사관 측은 “9일에는 여객기 운항이 전면 정상화되는 등 상황이 급속히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부의 관광명소인 보라카이 인근의 칼리보공항에서도 항공사들이 운항을 재개해 현지에 고립됐던 한국인 1000여 명이 이날 중으로 귀국길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하구핏이 처음 상륙한 중부 사마르 지역에서는 18명이 숨지는 등 이번 태풍으로 최소 27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2500여 채의 가옥이 전파 또는 부분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오는 11일부터 이틀간 예정됐던 방한 일정을 취소하고 피해복구작업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10일 오후 7시 태풍 하구핏은 필리핀 권역을 완전히 벗어날 것이라고 필리핀 기상 당국이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