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시장은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특히 이달에 내리지 않는다면 내달에라도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통위원 7명 중 3명이 금리인하에 방점을 둠에 따라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어떤 선택을 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달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지난 8월 금리인하 이후에도 대내외 경제상황이 여전히 녹록지 않다. 8월 전체 산업생산은 석 달 만에 감소세(전월 대비 -0.6%)로 전환,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은은 또 오는 15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8%에서 3%대 중반으로 내릴 예정이다. 경제 주체들의 심리도 아직 세월호 참사 이전 수준은 회복하지 못했다.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도 1.1%로 7개월 만에 최저치다. 금리인하로 저물가를 방어해야 한다는 논리가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가파르게 진행되는 엔저로 인한 국내 수출경쟁력 약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더군다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금리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올해 5조원을 더 풀기로 함에 따라 한은과의 정책 공조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 결국 금통위가 이달 금리를 내리지 않더라도 내달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 것이다.
무엇보다 9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리인하를 명시적으로 주장한 정해방 금통위원을 포함해 총 3명의 위원이 금리인하에 긍정적이다. 이에 따라 이 총재가 어떤 경제인식을 가지고 나머지 4명의 위원을 설득하느냐 따라 금리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앞서 지난 12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등을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미국 워싱턴에서 “정부와 경기 상황 인식이 크게 다르지 않는다”며 지난 8월 기준금리 인하 직전 상황 때와 비슷한 발언을 했다.
한편에서는 금리인하에 부정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이 총재가 최근 공식화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3% 중반인 가운데 두 경제수장이 제기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 중반(이 총재)과 3% 아주 후반(최 부총리)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게 되면 경기는 오히려 과열된다. 또 야당이 국감에서 한목소리로 지적한 급증하는 가계부채 문제도 금리인하의 명분을 약화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