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21일 조찬 회동에서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같이 했다. 관심을 모았던 금리의 ‘금’자도 얘기하지 않았다지만 경기인식에 대한 양측의 공감대가 향후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시장은 이날 회동이 한은이 통화정책 방향을 기준금리 인하 쪽으로 무게를 싣는 는 계기가 된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최 부총리와 이 총재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약 1시간 10분간 조찬회동을 갖고 최근 경제상황을 논의했다. 최 부총리가 취임 이후 기관장 중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두 수장은 세월호 사고 영향 등으로 경기회복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내수부진 등 하방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데 공감대를 보였다. 이 총재는 “경제를 보는 시각이 (최 부총리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도 회동을 끝내고 “이주열 총재와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다"며 "두 기관이 수시로 만나 경기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동에서 기준금리에 대한 직접적인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등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했던 최 부총리는 조찬 회동 이후 “대화 과정에서 금리의 ‘금”자도 나오지 않았다”며 “기준금리는 한은 고유의 결정사항”이라고 한은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다만 양측이 경기 인식을 공유했다는 점에서 최 부총리의 정책 방향대로 재정 정책뿐만 아니라 통화 정책도 기준금리 인하 등 확장적인 기조로 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상당수 시장 참가자들은 당장 내달에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정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 인식 공유는 결국 정책 공조를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가 “기준금리는 한은 고유의 결정사항”이라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한 것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도록 운신의 폭을 넓혀주려는 배려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시장에서는 두차례에 걸쳐 0.50% 포인트가량 인하될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형성돼있다. 이같은 기대심리는 이미 채권시장에 반영된 상황이다. 국고채 1년물 금리는 연 2.45%로 기준금리(2.50%)보다 낮고 국고채 3년물은 연 2.52%로 기준금리(2.50%)에 거의 근접했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인하되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세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2분기 GDP 성장률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도 취임 후 계속 경기회복세를 언급해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