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애플이 모바일 앱 마켓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는 카카오와 캠프모바일의 플랫폼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양사가 오픈 플랫폼을 바탕으로 게임 콘텐츠 끌어오기에 팔을 걷어 부친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캠프모바일은 폐쇄형 SNS ‘밴드’게임하기 플랫폼인 ‘밴드게임’에 누구나 게임을 등록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오픈했다. 지난 2월 카카오도 ‘카카오 디벨로퍼스(Kakao Developers)’를 오픈하면서 개발자들이 앱을 편리하게 제작할 수 있도록 카카오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양사의 전략이 사뭇 달라 보이지만, 결국 각사의 플랫폼에 게임 콘텐츠를 더 많이 끌어모으기 위한 환경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를 바탕으로 한 카카오톡 게임하기의 대항마인 밴드게임이 9일부터 펼쳐나갈 오픈 플랫폼 전략이 시장 구도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되는 이유다.
카카오의 디벨로퍼스는 카카오의 개발 경험과 대용량 처리 기술, 실시간 반응성과 안정성 등을 바탕으로 개발에 필요한 기술들을 선별해 공개하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개발된 게임 앱은 별도의 가입절차 없이 카카오계정을 이용해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치열하게 세를 확장하고 있는 밴드 게임은 공개 당시 심사없이 누구나 게임을 등록할 수 있는, 즉 무심사 입점제를 앞세운 바 있다. 시범 운영 기간동안에는 게임 등록을 위해 심사를 거쳤지만, 이제는 누구나 게임을 등록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양사의 이러한 방침은 결국 게임을 만드는 단계부터 각각의 플랫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개발사 입장에서도 게임을 제작한 후 각각의 플랫폼에 입히기 위한 별도의 작업에 대한 수고를 덜어주기 때문에 선호한다. 개발사에게 입점 문턱을 낮춰주고 개발사들이 게임을 쉽게 선보일 수 있게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무심사’제도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카카오도 지난해 한국·일본·미국의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의 최고매출 및 무료인기 순위 상위 20위권에 7일 이상 타이틀을 올린 게임은 별도의 심사를 거치지 않고 카카오 게임으로 출시할 수 있는 부분적 무심사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카카오 게임이 심사를 통해 선별해 게임을 입점시킨다면, 밴드 게임은 더 많은 게임사들이 서비스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밴드의 무심사 제도가 진정한 무심사는 아니라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 플랫폼을 통해 입점 방식을 바꾸는 것이지 100% 무심사는 불가능하다”며 “게임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위해 각 플랫폼이 제공하는 기준을 통과해야 게임을 등록할 수 있는 것이기에 심사과정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밴드가 콘텐츠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문을 열었지만, 심사 없이 무분별하게 질 낮은 게임이 등록된다면 밴드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기본적 심사는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