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고 객관적 온라인 펀드 거래 채널 구축과 체계적 자산관리의 길잡이가 되고 싶다.”
차문현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가 밝힌 포부다. 당초 3월 말 오픈을 앞뒀던 펀드온라인코리아 출범은 다음 달로 연기된 상태다. 최근 금융권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인해 시스템 안정성과 보안성 등 외부 전문기관의 추가 검증을 받고 보다 안정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현재 펀드온라인코리아는 코스콤 산하 금융보안관제센터(ISAC) 등에서 보안 검증을 진행 중이다.
국내 최초의 온라인 전문 펀드 판매회사인 펀드온라인코리아는 47개 자산운용사 및 증권 유관 기관이 약 220억원을 공동 출자해 설립한 온라인 전용 펀드슈퍼마켓이다. 국내 50여 운용사의 1000개 가까운 공모펀드가 판매될 예정으로 판매 보수는 현행 오프라인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책정됐다.
차 대표는 “출범 시기가 연기됐지만 공정하고 객관적인 온라인 펀드 거래 채널 구축과 고객 정보보호, 시스템 안정성 측면에서 오히려 집중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 플랫폼은 개발이 완료돼 최종 점검 단계에 와 있고 계좌 개설 및 펀드 거래 프로세스도 완비돼 판매 펀드 리스트 등 세부사항을 마무리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고객정보 보호 차원에서 국내 최초로 도입되는 온라인 펀드거래 장터로 전산시스템의 품질 및 안정성, 보안성에 더욱더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얘기다.
투자자가 보다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완벽한 금융회사로 출발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차 대표를 만나 펀드온라인코리아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구매 철회서비스·해피콜 등 ‘펀드 사후관리’로 불완전판매 차단= “최근 펀드시장의 침체는 고객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결과물이다. 펀드 구매 후 5영업일 이내 철회 서비스와 해피콜 등을 운영해 고객 신뢰를 쌓겠다.”
차 대표는 펀드온라인코리아 출범 후 초기 중점 전략으로 고객 신뢰를 손꼽았다. 이를 위해 투자자들에게 펀드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사후 관리 전략은 크게 △5영업일 이내 펀드 판매를 철회할 수 있는 ‘구매철회서비스’ △고객지원센터에서 펀드 가입 이후 불편사항을 체크하는‘해피콜’ △펀드 수익률과 투자 솔루션을 제안하는 ‘알림서비스’ 등이다.
차 대표는 “펀드온라인코리아는 투자자 스스로 판단을 내려 자신이 가입할 펀드를 비교·선택하기 때문에 불완전판매에 대한 위험이 적다”면서 “그러나 투자자들이 펀드 투자의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자신에게 맞는 펀드를 찾을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을 구비하고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 불완전판매를 원천봉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부족한 부분은 전문상담 요원으로 구성된 콜센터를 상시 운영하는 한편, 펀드 세부 내역 중 위험요소 및 펀드 거래과정에서 반드시 인지해야 될 부분은 플랫폼상 강조해 표기한다. 또 투자성향에 부합하지 않는 펀드 선택 시엔 경고 메시지까지 발송할 예정이다.
출범 초기엔 온라인 플랫폼에 주력할 방침이지만 연내 젊은층의 투자자를 공략하는 ‘모바일 플랫폼’ 개발을 마무리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은행 등 경쟁 판매채널에 비해 펀드온라인코리아는 공정하고 객관적 기준으로 펀드를 비교·제시해 투자자의 선택을 돕겠다는 구상이다.
차 대표는 “펀드슈퍼마켓은 여러 운용사와 증권 유관 기관 등이 주주로 참여해 공적인 성격이 짙다”며 “특정 금융사에 한정되지 않은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계열사나 판매 보수가 높은 상품 판매 관행에서 벗어나 3년 투자 누적 수익률이 우수한 펀드 판매를 1순위 목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통상 다른 경쟁 판매사들이 1년 누적 수익률을 판매 잣대로 삼는 반면 펀드온라인코리아는 3년 중장기 성과의 펀드를 추천해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 문화 정착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IFA용 별도 콘텐츠 플랫폼 계획”… 펀드실명 확인 보완 필요=펀드온라인코리아가 공정하고 객관적 펀드 판매 요람으로 거듭나고 싶지만 아직 개선돼야 할 규제도 만만치 않다. 펀드온라인코리아의 판매 보수가 낮고 투자자 편의에 포커스를 맞췄지만 금융실명제법으로 인한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행 제도상 펀드온라인코리아에서 펀드에 가입하려면 제휴사인 우리은행이나 우체국의 실명 확인을 거쳐야 한다.
차 대표는 “보안 기술이 발달해 공인인증서로도 고객의 편의를 높인 실명 확인이 가능하다”며 “여타 금융권 상품 대비 온라인 펀드만 은행 창구를 꼭 거쳐야 하는 점은 펀드온라인코리아의 대중화를 위해 하루빨리 개선돼야 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불필요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오는 7월 도입되는 독립투자자문업자(IFA) 제도는 펀드온라인코리아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내비쳤다.
실제 영국 등 금융선진국에서는 IFA들이 펀드슈퍼마켓을 활용하는 비율이 7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중장기 투자상품인 연금 펀드 관련 상품 판매 시 보수가 저렴한 펀드슈퍼마켓을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차 대표는 “IFA 도입은 투자자에게 공정한 투자자문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동시에 펀드 시장이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라며 “IFA 입장에선 고객의 편의와 이익을 높이기 위해 저렴한 판매 보수가 강점인 펀드온라인코리아를 많이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펀드온라인코리아에서도 7월 제도가 도입되는 시점에 맞춰 IFA용 별도 콘텐츠인 전문가용 플랫폼을 선보일 방침이다.
최근 펀드온라인코리아 출범에 맞춰 각 증권사의 온라인펀드몰 맞불 작전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존 증권사들의 온라인펀드몰 강화는 시장의 역동성을 높이고 투자자들의 관심과 이익이 증가한다는 점에서 펀드온라인코리아의 순기능도 강조된다는 생각에서다. 다만 아직 오픈 전인 펀드온라인코리아를 의식한 무리한 수수료 인하 출혈 경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도 전했다.
차 대표는 “펀드온라인코리아의 구축은 결국 펀드 시장의 활성화와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면서 “증권사들을 경쟁자라고 생각하기보다 펀드 시장을 활성화하는 파트너로 생각하고 투자자의 신뢰와 시장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아프리카 속담에 나오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을 펀드업계에 꼭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