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손수조 미래세대위원장과 이준석 전 비대위원 등 ‘박근혜 키즈’로 불렸던 인사들이 잇따라 정부·여당에 쓴소리를 쏟았다. 지난해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대위원으로 참여했던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추진위원장과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하는 등 여당에 등을 돌리는 형국이다.
김 전 위원장과 이 전 비대위원은 박 대통령과 당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은 인물이었으나, 손 위원장과 이 교수의 경우 그간 박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 비판을 삼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손 위원장은 8일 페이스북에 “새누리당은 청년의 열정을 결국은 허망함으로 돌려주고야 말았다”는 글을 남겼다.
최근 위원장 임기를 마친 손 위원장은 “기존 위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낙하산 인사를 강행했다. 윗선이 바뀌면 모든 구성원의 판을 갈아버리는 시스템으로는 새누리당에 남아있을 올바른 청년은 없다고 본다”면서 “청년은 당 안에서 교육받고 길러져야 한다. 쓰고 버려지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손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미세위에서 활동하지 않은 외부 인사가 후임 위원장에 내정된 데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도 지난 6일 라디오방송에서 “국정의 전반적인 기조가 이렇게 대립적으로 가서는 안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당내에서, 야당을 하셨을 때 보여줬던 그런 행보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대선공약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이 내세운 정치쇄신, 경제 민주화, 강도 높은 검찰개혁 등이 대선 이후에는 그다지 지켜지지 못하고 있지 않나, 퇴색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어느 점에서는 그런 변곡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대립이 첨예하고 과거 문제에 있어서 임기 4년을 앞으로 갈 수 있을까”라고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새누리당 탈당 의사를 밝혔다. 그는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불만이 없느냐는 질문에 “세월이 한참 지난 다음에 할 얘기가 있겠지만 지금은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내는 게 좋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전 비대위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의 성공 요인을 언급하며 “군졸들 하나하나에게 이름을 주고 그들의 역할을 묘사해 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썼다. 정부·여당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박 대통령만을 바라보며 상명하복식 태도를 취하고 있는 여권의 행태를 에둘러 비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