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은행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출구전략으로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 세계 신흥시장들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 증가로 빠르게 회복했다.
그러나 대출 증가에 힘입었던 신흥시장의 경제 성장세가 꺾이면서 이 지역 은행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신흥국들의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면서 터키 뿐만 아니라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이자나 원금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도는 국영은행들에 자금지원을 늘리면서 국가 부채가 늘어났다. 중국 은행들은 부실대출의 증가로 자본확충 규모를 늘렸다.
연준이 조만간 양적완화를 축소한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며 신흥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유출은 올해초부터 가속화했다. 이로 인해 신흥국의 통화 가치는 추락하고 자금 조달 금리는 상승했다.
연준이 지난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양적완화를 유지하면서 신흥시장에서의 자금유출이 다소 진정됐다. 그러나 연준의 출구전략 시행은 개발도상국의 경제와 은행들을 위협할 수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익스트림 머니(Extreme Money)’의 저자 사트야지트 다스는 “신흥시장의 신용이 2008년 이후 크게 성장했다”면서 “2008년 선진국들의 초저금리 기조로 리스크가 과소평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많은 대출자들이 빚을 상환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 “신흥시장의 자금유출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신흥시장 위기가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들의 대출 비율은 지난해 132%로 2008년의 104%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터키에서는 GDP 대비 기업 대출 비중이 33%에서 54%로 올랐다. 브라질 기업들의 대출 비중은 GDP 대비 2008년 53%에서 지난해 68%를 기록했다. 남아공의 경우 GDP 대비 대출 비중이 지난해 150%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