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한 부산소녀가 뒤늦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무서운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8일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롯데 스카이힐 제주CC(파72·6288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롯데 칸타타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김보경은 버디만 2개를 기록, 2언더파 70타를 적어냈다. 이로써 최종합계 5언더파 211타로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2005년 KLPGA 투어에 입문한 김보경은 2008년 두산매치플레이에서 생애 첫 승을 올린 뒤 5년 동안 투어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일 끝난 E1 채리티 오픈에서 신예 김효주(18ㆍ롯데)를 따돌리고 우승해 통산 2승을 신고했다.
곧바로 이어진 이번 대회에서 그의 실력은 더욱 물이 올라 있었다. 대회가 치러진 3일 내내 언더파를 적어낸 선수는 김보경이 유일했다. 마지막날 거센 바람이 불어 닥쳤지만 그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2개를 기록하는 기복 없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김보경은 “지난번에도 이번에도 아이언샷이 좋았다. 이번에 보기 할 상황이 많았지만 퍼터도 굉장히 잘 됐다”며 “아무래도 지난번 대회로 자신감이 붙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보경이 프로 데뷔 후 현재까지 캐디를 자청했던 아버지가 이번 대회에는 건강상의 이유로 출전하지 못한것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김보경은 “아빠 무릎 관절이 좋지 않다. 그런데도 다음 대회는 캐디를 구하지 못해 직접 나서야 하는데 걱정이 된다”며 “사실 아빠가 캐디를 해 주시는 게 더 편하지만 건강도 그렇고 워낙 힘들어 하셔서 올해까지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대회까지 이번 시즌 총 8개 경기에서 각기 다른 챔피언이 배출되며 올시즌 KLPGA 투어 혼전을 예고했지만 김보경이 2주연속 시즌 2승을 올리며 춘추전국시대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는 시즌 첫 2승을 올린것에는 “아직 시즌이 한창 진행중이기 때문에 어떤 선수가 치고 나올지 모르는 일이다. 상금왕이라던지 다승왕 등 특별히 욕심이 나는 부문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평균 타수 부문은 좋은 기록을 남기고 싶다. 언더파(71타)대로 만드는게 올해 목표다”고 소박한 목표를 전했다.
그는 오는 14일 제주에서 열리는 에스오일 챔피언십에서 3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