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3노드디지탈그룹이 자진 상장폐지 결정을 내리면서 한동안 잠잠하던 ‘차이나디스카운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영상음향 엔터테인먼트 제품 및 정보기술(IT) 제품의 토털솔루션 제공업체 3노드디지탈그룹은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주식의 상장을 유지할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상장폐지가 이뤄질 경우 최대주주와 2대주주는 단독 또는 공동으로 정리 매매 기간 및 상장폐지 후 일정 기간(현재 6개월 예상) 동안 매도하고자 하는 소액주주들로부터 주식을 공개매수가격과 동일한 주당 1200원에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 회사의 주식은 지난 7일 기준 최대주주 ‘3NOD Investment(Hong Kong) Limited’ 등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수가 5446만638주(90.48%)로 소액주주들은 572만9540주(9.52%)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3노드디지탈그룹의 상장폐지 결정으로 증시에서는 차이나디스카운트에 대한 공포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3노드디지탈을 제외하면 12개사로 이미 지난해 9월 연합과기와 성융광전투자가 감사의견 거절로 결국 국내 증시에서 쫓겨났으며 코웰이홀딩스도 지난 2011년 11월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한 바 있다. 게다가 중국원양자원, 차이나하오란 등의 지난해 실적 역시 전년 대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처럼 자진 상장폐지 기업까지 나오는 것은 국내 증시의 불황이 길어지며 그로 인한 자금조달 매력이 떨어졌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고섬’ 사태로 촉발된 ‘차이나 디스카운트’로 국내 증시 상장 외국 기업 중 다수를 차지하는 중국 기업들에 대해 투자자들은 여전히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즉 본연의 목적인 자금조달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상장 유지를 위한 비용만 계속 들이느니 차라리 상장을 포기하는 기업이 나오는 것이다. 이는 국내 증시에 해외 기업들을 더 많이 유치하려는 금융당국의 의도와는 상반된 것이다.
이에 한 증권사 스몰캡 연구원은 “중국 기업들에 대한 지나친 경계심을 버려야 한다”면서 “향후에는 중국 기업들 역시 개별주 위주로 실적과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재평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3노드디지탈은 지난 2007년 8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한국 증시상장 1호 외국 기업으로 중국 음향기기 전문회사인 3노드전자유한공사가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해 케이만 군도에 설립한 지주회사다. 상장 당시 공모주 청약에서 406.9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