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 앞서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오현경은 “노출이나 배드신만 화제가 될 까 두렵다”며 “극 전개상 반드시 필요한 장면이다. 배드신 자체만 관심 갖지 말고 극 흐름상 왜 배드신을 해야 하는지 주목해서 봐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첫 회 방송에서 파격적으로 선 보였던 조민기와 오현경의 배드신은 그럴만했다 치자. 최대 권력자 이인임을 수련개가 어떻게 조련하는지 설명하는 단적인 장면이다.
민망한 장면은 또 이어진다. 어린 지상(이다윗)은 수련개 부하에게 쫓기던 중 민가의 항아리 속으로 몸은 숨긴다. 지상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뒤지던 수련개 부하가 열어 본 민가의 방 안에서는 남녀가 상반신을 노출 한 채 엉켜있다. 극 흐름상 꼭 필요한 장면이라기보다는 사족에 가깝다.
이인임에 의해 시해 위기에 놓인 공민왕(류태진)과 노국공주(배민희)는 침소에 들었다가 궁에 침입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황급히 일어나서 몸을 피했다. 이 때 노국공주 역의 배민희는 가슴을 절반 이상 노출시킨 의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방송 중에는 ‘배민희 깜짝 볼륨’이라는 키워드가 인터넷 포털 사이트 키워드를 장식할 정도였다. 피신 내내 민망한 노출 의상을 보인 노국공주는 결국 가슴을 드러낸 채로 군사들과 맞닥뜨렸다. 다급한 상황이었지만 국모의 위신은 땅에 떨어진 듯 보인다.
추○○ 씨는 “심해보일 수도 있는 노출 장면이 나오는 것에 대해선 꼭 필요한 장면이라면 넣더라도 그게 아니면 차라리 빼는 게 더 나아 보인다는 생각도 드네요”라고 완곡한 표현으로 지적했으며, 장○○ 씨는 “수백억씩 투자하고서는… 선정적인 장면으로 시청자들 이목끌면 시청률 좀 나오겠다 싶던가요?”라고 일침을 가했다.
4회 방송한 ‘대풍수’가 방영 전부터 시청자의 기대를 모은 이유는 무엇일까? 소재의 차별성과 출연 배우들의 연기력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작진은 출연자들의 명품 연기와 흥미진진한 소재를 갖고도 선정성으로 도배하며 드라마의 완성도를 반감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때다. 선정성을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줄곧 한 자리수를 면치 못했다. 4회 방송 시청률 7.6%(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그친 ‘대풍수’는 아직 늦지 않았다. 자극성보다 짜임새 있는 구성과 탄탄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