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프열전]"철저한 고증·상상력 입혀 '대왕스타일' 탄생했죠"

입력 2012-09-2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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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의 꿈’ 강윤정 의상 디자이너

현대극이든 사극이든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의 연기력, 작가의 극본집필력 그리고 의상 및 장소 섭외 등 어느 것 하나가 부족해서는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없다. 특히 사극의 경우 의상이 매우 중요하다. 의상은 시대와 역사 그자체이자 인물의 성격, 지위 등을 나태내주는 드라마적 기표이기 때문이다. KBS1 대하드라마 ‘대왕의 꿈’ 의복은 어떤 사극보다 치밀한 연구가 필요했다. 신라시대를 일컬어 역사상 가장 찬란했던 시대라 통칭하는 만큼 고증과 상상력을 버무리는 작업이 요구됐다. 이작업의 선두에 KBS 의상제작팀 강윤정 디자이너가 있다. ‘대왕의 꿈’준비는 지난해 6월부터 시작했다. 무려 1년 3개월에 걸친 자료 작업은 6명의 디자이너를 옥좼다. 자료가 많지 않은 삼국시대, 그것도 신라시대를 재현하는데 있어서 어느때보다 상상력이 필요했다.

▲KBS 제공
“방송이 되고 나면 항상 ‘공부는 하는 거냐?’는 식의 시청자 의견을 듣게 되요. 저희도 모르는 게 아니지만 제작 여건 상 역사 그대로를 재현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요. 조금만 이해하고 봐주세요.”‘대왕의 꿈’은 동시대를 보여주었던 MBC ‘선덕여왕’과 필연적으로 비교되게 된다. 의상 부분도 비껴갈 수 없다. 감독이 요구한대로 뭔가 다르고, 좀 더 화려한 의복을 위해서는 수작업도 마다하지 않았다.“의복도 의복이지만 장신구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자수는 다른 방송사도 예쁘게 나왔기 때문에 자수만으로는 승부가 안 되니까 의상에 금속 장식을 많이 달았어요. 금관에 사용되는 작은 금속 장식을 영락이라고 하는데 그것을 일일이 달았지요. 상반신이 잡혔을 때 아주 화려하고 극도로 반짝거리게 연출했지요.”

보이는 모습에서 극도로 화려한 면면을 염두에 두었다면 성공적이다. 그러나 배우들의 고충은 만만치 않다. 제작발표회에서 의상을 입고 참석했던 최수종은 시종 머리를 매만지며 “힘들다”고 토로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시종 의복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감을 드러냈다.“배우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금관을 오래 쓰기 위해서 금도금을 해요. 동판으로 제작하면 가볍겠지만 일 년 이상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튼튼하게 만들지요. 무게가 좀 나가는데 한 시간 이상 쓰고 있으면 머리가 눌리고 아파요. 대신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배려를 했어요. 의복 양식과는 좀 다르지만 겨울에 좀 더 따뜻하게 하기 위해 폴라폴리스 소재를 사용해준다거나 하는 형태로 배려합니다.”

대학에서 의상을 전공하고 방송사에서 드라마 의상을 담당한지 14년째에 접어든 강윤정 디자이너는 “시청자분들이 저희들의 존재를 잘 모르지만 연기자들이 입고나온 의상을 보고 시대를 알고 역사를 공부하며 드라마의 재미를 느끼는 것만으로 큰 보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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