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학과 선후배 사이이면서 업계 라이벌이기도 한 김반석(63) LG화학 부회장과 정범식(64) 호남석유화학 총괄사장은 ’정통 화학’맨’으로 정평이 난 장수 CEO이기에 두 사람의 위기 돌파 능력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대 화학공학과(69학번)를 나와 LG화학에 몸을 담아온 김 부회장은 2006년 CEO 자리에 오른 이후 창사 이래 처음으로 2008년 ‘순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하는 데 성공했다. 글로벌 화학기업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했지만 올해 들어 작년대비 실적이 하락하면서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대학·학과 선배인 정범식 사장(67학번)도 졸업하자마자 1971년 한국종합화학공업에 입사하면서 화학업계 첫발을 내디뎠다. 1976년 호남석유 창립에 참여한 이후 2007년 사장으로 취임, 이후 사상최대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 상승도 이끌었지만 업황 부진으로 회사에 대한 투자의견이 매수에서 중립 또는 유지로 돌아선지 이미 오래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은 전날 전일대비 7500원(2.45%) 떨어진 29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작년 상반기내내 60만원을 넘봤지만 올해 주식개장 첫날 32만원에 출발한 주가는 계속 20만원 후반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상반기 영업익과 순이익이 각각 9624억, 7547억원으로 전년대비 40.2%, 41.1% 하락하는 등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이에 LG화학은 지난달 22일 사실상 ‘매도’로 해석되는 ‘중립’ 의견을 받았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국내 증권사 최초의 투자의견 하향 조정이자 첫 중립 의견이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이 그동안 수직계열화와 다변화된 제품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누려왔지만 석유화학산업의 불황으로 이러한 사업구조가 더 이상 수익성을 보장받지 못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고 말했다.
호남석유에 대한 투자의견도 2분기에 영억적자만 324억원에 달해 매수에서 중립 또는 유지 조정이 잇따랐다. 호남석유는 전날 전일대비 5500원(2.27%) 하락한 23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8월 50만원까지 넘봤던 주가는 연초 29만8500원에서 시작해 계속 미끄러지면서 20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화학산업 경기가 하향 국면에 이미 진입해 호남석유에 투자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