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銀 날개 달고 글로벌 금융 '훨훨'

입력 2012-02-2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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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작업 마무리 새로운 비상 준비 끝

22개국에 거점…국내 최대 규모

PB·외환·송금 두 은행 장점 결합

해외 중복 영업분야 없어 시너지

증권사들 목표주가 일제히 상향

▲그래픽 사유진 기자 yjsa2018@

“외환은행을 사모펀드가 소유하다 보니 해외 점포를 적극적으로 발전시키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해외 네트워크를 재건하는 일에 가장 역점을 둘 것입니다. 저는 믿습니다. 글로벌 톱 50위 금융그룹에 설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힘 주어 말한 대목이다. 지난 17일 외환은행 노조와의 협상 타결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다. 그의 눈은 밤샘 협상 탓인지 충혈돼 있었다. 그래도 그의 눈빛만은 또렷했다. 이유는 있었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이 가진 해외 네트워크는 국내 최대 규모다. 세계시장 진출, 글로벌 금융그룹의 도약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섰다는 뜻이다.

◇ 글로벌시장 진출 유리한 고지 선점=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이 보유한 네트워크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부터 베트남, 인도, 필리핀, 칠레 등 신흥국에까지 전 세계 22개국에 걸쳐 있다. 법인과 지점, 사무소를 모두 합하면 35개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다. 우리금융이 22개, 신한금융이 19개인 것에 비하면 2위와의 격차가 크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결합이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국내 금융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다”며 “현지화 전략이 뛰어난 하나금융과 외환 부문에서 전통의 강호인 외환은행이 만나면 국제 시장에서의 신인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외환은행의 신용등급을 하나은행 수준으로 상향 조정할 것인지 앞으로 수 분기 동안 전개 상황을 검토하겠다”며 신용등급 상승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해외 지점의 중복 영업분야가 없는 것도 강점이다. 외환은행이 하나금융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에도 구조조정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9개 해외 채널은 소매 영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반면 외환은행의 해외 채널은 기업영업이 강점이다.

같이 법인을 두고 있는 중국도 문제될 게 없다. 하나은행은 동북 3성이 주요 공략 거점이다. 외환은행은 대련 이남 지역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효율성이 상쇄될 우려는 적다. 두 개의 지점이란 시너지 효과가 더욱 기대된다.

다만 일부 해외 네트워크는 ‘한 개의 법인만 둘 수 있다’는 그 나라 법률에 따라 통폐합 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우선 중국, 인도네시아의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서비스 및 상품 제공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PB+외환 시너지 효과 톡톡= 국내 시장에서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결합으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하나은행은 프라이빗뱅킹(PB)의 경쟁력이 뛰어나다. 최근에는 강남 테헤란로에 대형 PB센터를 개점하며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외환은행의 외환·송금 분야가 결합되면 기업 및 개인 고객 모두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다른 은행권이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외환은행의 무역금융 시장 점유율은 45%대에 달한다. 하나은행의 PB부문에서는 시장 2위를 달리고 있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지분을 취득하면서 올해에 내년 하나금융의 순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외환은행 인수에도 하나금융의 자산건전성은 건전한 수준이다”라고 평가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외환은행 인수 후 하나금융의 목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최근 동부증권은 4만2800원이던 목표가를 5만1700원으로 크게 높였다. 현대증권은 적정 주가를 4만3000원에서 4만6000원으로 올렸다. RBS는 5만5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각 기관들은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인수의 시너지효과는 시간이 갈수록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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