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보험 판매수수료 축소를 앞두고 보험사들이 설계사들을 빼앗기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16일 금융위원회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연금보험 등저축성보험의 해약환급금을 늘리기 위해 설계사에게 주는 판매수수료 체계를 개선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보험업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수수료 체계 개선안은 4월1일부터 적용된다.
금융위는 설계사에게 보험 판매수수료를 한꺼번에 미리 지급하던 것을 판매수수료와 유지수수료로 나누고, 해약환급금에서 공제되는 금액을 현행 판매수수료의 70% 수준으로 낮췄다. 나머지 30%는 유지수수료 명복으로 7년간 나눠지급하게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선지급 수수료 관행을 개선하면 계약자는 초기에 보험을 해약해도 환급금을 어느 정도 받을 수 있고, ‘철새설계사’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불완전 판매가 대폭 감소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이번 개정안으로 설계사들이 대이동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부 보험사들은 유능한 설계사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더 높은 수준의 금액을 보전해 주겠다며 벌써부터 설계사 쟁탈전에 나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들 입장에서는 당장 월 수입이 11% 이상 줄어드는 것인데,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준의 수수료를 보전해주는 보험사로 이동할 것은 불보듯 뻔하다”며 “그렇다고 지금보다 줄어드는 설계사의 판매수수료를 모두 보험사가 부담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선지급금이 일반 보험사에 비해 10% 이상이나 높았던 GA사(보험대리점)들은 심각한 상황이다.
GA 관계자는 “선지급 수수료 관행마저 없애면 설계사들이 대거 대형사로 이탈할 것”이라며 “영업채널이 흐트러지면 파산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