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26일 오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한 조문을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이 여사는 이날 오전 7시 동교동 자택을 출발하며 “잘 다녀오겠다"라는 인사말로 방북길의 첫 걸음을 뗐다. 이 여사의 방북단은 아들 홍업ㆍ홍걸씨, 큰며느리, 장손 등 가족 4명과 수행원ㆍ주치의ㆍ경호관 8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오전 8시 4분께 출입국사무소(CIQ)에 도착, 28분경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뒤 평양에 들어갔다. 남측 차량으로 북측 CIQ인 통행검사소까지 이동한 뒤 평양까지는 북측 차량을 이용했다.
조문단 일행은 평양에 도착해 북측 인사와 오찬을 한 후 김 위원장을 조문하고 평양에서 하룻밤을 보낼 예정이다. 오찬은 누구와 어디서 할 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후 27일 오전 개성공업지구를 방문해 입주업체인 로만손시계와 신원에벤에셀을 참관하고 오후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 여사가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 여사의 육로 방북은 2007년 8월 금강산 관광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이번 방북은 김정은 북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이여사의 면담이 이뤄질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 2009년 김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북한의 조문단은 국회에 마련된 빈소를 방문한 뒤 동교동을 찾아와 유족과 면담했다.
출입사무소에 도착해 8시 18분께 수십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대기하는 포토라인에 선 이 여사는 "저희 방북이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는 말로 방묵 소감을 대신했을 뿐 김정은 부위원장과의 면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도 김 부위원장과의 면담을 기대하는지, 정부의 메시지를 가져가는지 등의 질문에 “순수 조문이다”라는 말만 반복하고는 서둘러 포토라인을 떠났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현재로선 북한에서 누구를 만날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김 부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반반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